“금리 내리기 전에” 예·적금↑… 통화량 1년째 증가

박미영 2024. 7.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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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통화·유동성’ 들여다보니
광의통화 ‘M2’ 4014조… 한 달 새 9000억↑
금리 고점 인식… 정기 예·적금 9.3조 늘어
유동성 몰린 은행, 상반기 가계대출 20조↑
주담대 26.5조 증가… 3년 만에 최대치
주식시장 활황에 대기자금도 다시 늘어
지난주 예탁금 57조… 5거래일 새 4조↑
지난달 시중 통화량이 전월보다 9000억원 늘어나 1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에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안전자산인 예·적금에 몰린 결과다. 이에 따라 유동성이 풍부해진 은행권은 가계·기업대출을 적극 늘렸다.
사진=뉴스1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5월 M2(광의통화, 평잔 기준)는 4014조1000억원을 기록해 전월보다 9000억원 늘었다. 전월 대비 지난해 6월(0.3%) 반등한 뒤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다만 증가율은 0.0%로 4월(0.4%)보다 둔화됐다.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인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만기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한다. 통상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의미한다.

금융상품별로 보면 금전신탁(-7조7000억원), 요구불예금(-7조2000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6조3000억원)은 줄어든 반면, 정기 예·적금(+9조3000억원), 수익증권(+7조9000억원), 금융채(+5조9000억원)는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고점 인식과 은행의 자금 유치 노력 등으로 정기 예·적금이 증가했고 수익증권은 채권·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비영리단체(+13조5000억원)와 기타금융기관(+5조6000억원)에서 유동성이 늘었지만, 기타 부문(-7조2000억원)과 기업(-2조4000억원)은 줄어들었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만 포함하는 단기자금 지표인 M1(협의통화, 평잔)은 122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이 줄며 전월 대비 13조2000억원 감소했다.

금융기관 유동성은 전월보다 4조1000억원 감소한 5487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2022년 5086조1000억원, 2023년 5243조7000억원에서 올해 들어서는 5400조원을 웃돌고 있다. 광의유동성(말잔 기준)은 전월 말보다 36조6000억원 증가한 6926조6000억원으로 상승 전환했다. 광의유동성은 한 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 유동성의 크기를 뜻하는 지표다.
유동성이 풍부해진 은행은 주택 거래 증가에 발맞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적극 늘리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지난 3월(-1조70000억원) 뒷걸음쳤다가 4월(+5조원) 반등한 뒤 5월(+6조원), 6월(+6조원) 등으로 증가 추세다. 상반기에만 20조5000억원이나 불어났다. 특히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이 26조5000억원 늘어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내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은행권은 기업대출도 적극 늘려 상반기 증가액이 49조1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39조8000억원)보다 9조3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한편 주식시장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증시에서도 당장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7조2311억원을 기록했다. 4일 53조449억원에서 5거래일 사이에 4조원 넘게 불어났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겨 놓은 일종의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두었거나 매매한 뒤 찾지 않은 돈이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투자자예탁금은 5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 등의 여파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3조4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예탁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박미영·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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