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 해봐야 빈손” 파프리카農 울린 ‘슈퍼 엔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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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이 너무 많이 떨어져서 수출을 해도 남는 게 없어요. 파프리카는 수출을 보고 키우는 건데."
이달 들어 10일까지만 놓고 보면 파프리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5%나 감소했다.
특히 1년 내내 재배돼 수출되는 파프리카는 엔화 가치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농산물이다.
파프리카수출통합조직(KOPA) 관계자는 "최근 일본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출국을 찾고 있으며 기존 수출국에 대한 수출 물량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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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게 없다” 상반기 28% 급감
토마토-참다래 등도 엔저 후폭풍
필리핀 등 수출 대상 다변화 총력
전북 남원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A 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는 “몇 달 전까지 파프리카를 재배했던 사람들 중에 다른 작물로 갈아타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퍼 엔저’로 일본에 수출하는 대표적인 한국 농산물인 파프리카 수출이 1년 전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환율이 떨어져 수출을 해도 손에 쥐는 돈이 줄어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워지자 아예 수출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엔화 가치가 37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대(對)일본 농산물 수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 ‘슈퍼 엔저’ 불똥 튄 파프리카 수출
일본으로의 농산물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건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을 통해 얻는 순이익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100엔당 1000원대에 육박했던 원-엔 재정 환율은 지난달부터 850∼860원대를 보이고 있다. 농가들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00원대 초반은 돼야 일정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다.
특히 1년 내내 재배돼 수출되는 파프리카는 엔화 가치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농산물이다. 수출 판로가 일본에 한정돼 있는 탓이다. 지난해 일본으로의 파프리카 수출량은 우리나라 전체 파프리카 수출량의 99.9%를 차지했다. 한국산 파프리카는 다른 나라에서 재배된 것들보다 매운맛은 덜하고 단맛이 강해 상대적으로 일본 내에서 인기가 높다.
게다가 올해부턴 정부 보조금마저 끊겼다. 그간 농가들에 제공해줬던 수출 물류비 지원은 올해부터 중단됐는데, 이로 인해 수출 농가들의 물류비 부담이 커졌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 물류비 중단은 2015년 세계무역기구(WTO) 제10차 각료회의에서 회원국이 합의한 ‘농산물 수출 보조금 폐지’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수출 물류비는 연평균 330억 원 규모로 지원돼 왔다.
정부와 민간에서는 파프리카 수출국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파프리카수출통합조직(KOPA) 관계자는 “최근 일본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출국을 찾고 있으며 기존 수출국에 대한 수출 물량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한국산 파프리카 360kg을 필리핀 마닐라로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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