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햇빛발전소를 완공하며

경기일보 2024. 7.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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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주차장 위로 햇빛이 쏟아진다.

땅 깊이 콘크리트 기초를 다지고 구조물의 뿌리가 될 앵커를 심는다.

햇빛을 받을 태양광전지를 올리고 전선을 연결한다.

이곳 야외주차장에 평상시 이용객들에게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고 비를 막아주는 편리를 제공하고 깨끗한 전력까지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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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상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넓은 주차장 위로 햇빛이 쏟아진다. 땅 깊이 콘크리트 기초를 다지고 구조물의 뿌리가 될 앵커를 심는다. 콘크리트가 단단하게 굳기를 기다렸다가 부식 방지 도금된 철제 기둥을 앵커에 고정하고 그 위에 역시 도금된 철 구조물로 된 받침대를 얹는다. 햇빛을 받을 태양광전지를 올리고 전선을 연결한다. 전기가 필요한 곳마다 나눠주는 ‘배전망’에 연결하기 위해 땅 밑으로 전선이 지나갈 길을 만들고 모세혈관과 주 혈관처럼 각 역할이 있는 전선을 연결한다. 연결 위치마다 필요한 전기적 특성 요소를 변환하고 고장과 외부 영향으로부터 배전망과 발전시설 그리고 사람의 안전까지 지켜줄 각종 전환장치, 보호기기, 차단장치, 개폐기 등을 설치하고 이것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할 수 있는 통신기기도 설치한다.

새로운 발전소가 들어선 곳은 ‘수원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로 수원의 대표적인 농수산물과 생필품 유통센터다. 1년 매출이 2천억원 내외로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이다. 주차장 허가 면수도 1천면이 넘는다. 이곳 야외주차장에 평상시 이용객들에게 뜨거운 햇빛을 가려주고 비를 막아주는 편리를 제공하고 깨끗한 전력까지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 수원시 소유이면서 민간유통회사가 위탁 운영하는 공간에 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이 함께 들어선 수원의 대표 장소가 탄생한 것이다. 대부분 수원시민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건립비 50% 이상을 ‘시민햇빛펀드’로 마련했고 나머지는 지역 기반 재생에너지 상생발전금융과 경기도 기후위기 특별보증(경기신용보증재단)을 활용했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은 전력거래소를 통해 판매되고 가까운 배전망 안에서 수원시민들이 사용한다. 매출은 발전소 건립비 조성에 기여한 조합원에게 원금과 이익으로 돌아가고 지역금융 비용과 시설의 유지관리비, 협동조합의 고유사업인 재생에너지 시설구축과 기후위기 시민대응을 위한 지역사회 공익활동에 사용된다. 지역사회와 이익 공유로 연결된 협동조합은 시민 조합원 각각이 매우 좁게 기능화된 단조로운 삶을 넘어 직접 필요를 조달할 수 있는 종합적인 ‘생활예술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사업과 교육, 학습과 훈련 기회를 만들어 협동사회의 기반을 구축한다. 아무리 치열한 생존경쟁과 경제성장이 만능인 사회라도 그렇게 함께 사는 가치와 기반이 없다면 지속될 수 없다.

이렇듯 특정한 시대와 시기에 사회가 필요한 하나의 실체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 사회의 현상이 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특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기후 위기, 경험은 없지만 문명과 사회가 자초한 위기이기에 ‘그 위기’ 속에 원인과 해법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문제, 그 문제 자체에 답이 있는 현상을 놓고도 매우 ‘똑똑한’ 인류는 흔들리고 있다. 인지 능력을 넘어선 고도화된 사회가 문제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자연생태계와 사회의 망으로 연결됐다. 큰 힘이 들지라도 일시에 그물을 끌어당길 수도 있다. 이를 외면하는 국가와 정부와 정치 따위가 불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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