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하원 개원 사흘 앞인데…총리 윤곽 안갯속(종합)

송진원 2024. 7. 16.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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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연합, 내부 균열…극좌 정당·온건 사회당 신경전
범여권, 좌파 분열 틈타 '사회당 빼 오기' 시도
프랑스 하원 전경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새 하원 개원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아직도 총리 후보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은 일주일 안에 총리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선언이 무색하게 내부 갈등에 휩싸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문한 공화 전선의 연합 세력도 아직 틀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번 총선으로 구성된 하원은 오는 18일 개원한다. 이날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교섭단체 공식 선언이 이뤄진다. 19일 사무국을 설치하고, 20일엔 상임위원회도 구성한다.

문제는 총선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정부 구성이 여전히 안갯속이란 점이다.

총리 배출을 자신한 좌파 연합은 정당 간 이견에 발목이 잡혔다.

특히 NFP내 최대 세력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2위 세력인 사회당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후반 극좌 성향인 LFI는 프랑스 해외령 레위니옹의 도지사 위게트 벨로를 총리 후보로 밀었다. LFI 자체 인사를 내세웠다간 거부당할 위험이 크다는 판단 아래 외부 인사를 내세웠다.

LFI의 마틸드 파노 의원은 "벨로 도지사는 페미니스트이자 반인종차별주의자로, 정의와 평등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갈증에 응답할 새 총리"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온건 좌파 성향의 사회당과 녹색당은 벨로 도지사를 총리 후보로 내세우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는 일간 르파리지앵 인터뷰에서 "LFI와 공산당이 지지한 벨로 도지사에 대해 사회당과 녹색당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총리 후보를 계속 물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정당의 비토에 벨로 도지사 역시 14일 성명을 내 LFI의 총리 후보 제안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올리비에 포르 프랑스 사회당 대표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LFI는 포르 대표 자신이 총리가 되고 싶어 다른 후보들을 반대하고 있다고 즉각 비난했다.

마누엘 봉파르 LFI 의원은 15일 아침 BFM TV에 출연해 "포르 대표는 자신이 제안한 후보들 외 다른 진영이 제시한 후보들을 모두 반대하고 있다"며 사회당의 "조직적 반대와 거부" 탓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사회당이 범여권 내 좌파와 힘을 합치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도 보냈다.

같은 당 클레망스 게테 의원도 TF1에 나와 "사회당이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후보를 연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수용할 수 있는 프로필, 즉 사회당 대표를 후보로 내세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LFI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 "사회당이 자신들 후보 이외 모든 후보에 대한 거부권을 철회하고, 마크롱 진영과의 어떤 형태의 협정도 거부하며 NFP 공약을 실행할 의지를 명확히 하기 전까지 이 문제(정부 구성)에 대한 논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사회당은 "우리는 NFP가 제시한 후보를 조직적으로 거부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회당·녹색당·공산당은 총리 후보에 시민 사회 인사를 내세우고 싶다는 뜻을 LFI에 밝혔다며 "이를 바탕으로 가능한 한 빨리 4자 합의를 위한 논의가 재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좌파 연합을 제치고 의회 내 공화 전선 다수파를 구축하려는 범여권은 NFP 내 분열을 파고들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 장관은 이날 프랑스앵포에 출연해 "사회당이 NFP와 결별한다면 우리는 공화주의적이고 합리적이며 세속적인 사회당과 함께 일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범여권은 좌우 극단을 제외한 온건 성향의 정당들을 뭉쳐 공화 전선이라는 이름 아래 다수파를 만들려 꾀하고 있다.

현재 범여권과 연대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세력은 정통 우파 공화당이다.

다만 공화당 내 일부 인사는 그 대가로 총리직을 요구하고 있어 공화 전선이 구축되더라도 역시 정당 간 자리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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