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일단 줄행랑…김호중 학습효과?

<앵커>

최근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그대로 현장에서 달아나는 운전자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수 김호중 씨 음주 뺑소니 사건을 모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동구의 한 고가도로.

부서진 차량 잔해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그제(14일)밤 9시 20분쯤 검정 승용차 한 대가 고가도로 3m 아래 수풀로 추락했습니다.

40대 남성 운전자는 사고 직후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가 1시간 반 만에 300m 떨어진 곳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검거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지난주 서울 강남에서는 전직 축구선수가 음주 사고를 내고 집으로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부산에서는 이틀 연속으로 고급 승용차를 몰고 가다 사고를 낸 운전자들이 차를 버리고 달아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제 사고를 냈던 운전자는 만취 상태로 경찰에 붙잡혔지만, 지난 13일에 달아난 운전자는 여전히 경찰이 추적 중입니다.

가수 김호중 씨 음주 뺑소니 사건 이후 비슷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모방범죄가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 씨는 사고 당시 도주해 음주측정이 불가능했고, 음주운전 혐의는 결국, 검찰 기소단계에서 빠졌습니다.

인명피해를 내고도 도주했다면 음주운전보다 법정형이 무거운 도주치상 혐의가 적용돼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인명피해가 없다면 음주운전보다 형량이 낮은 사고 후 미조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정경일/변호사 : 음주운전자는 도망갈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을 막기 위해서는 사고 후 미조치 죄 형량을 훨씬 더 높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음주 측정을 방해할 목적으로 사고를 내고 도망가 술을 더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에 대한 처벌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박정삼, 디자인 : 장성범, VJ : 노재민)

김진우 기자 hitru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