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분양가 상한제 풀어도 공급 안 늘자 ‘재초환 폐지’까지 검토

이준우 기자 2024. 7. 1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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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文정부 전철 안 밟으려면 충분히 공급 이뤄진단 확신 줘야”
서울 집값이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5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0.04% 올랐다. 재건축이 0.01% 올랐고 일반아파트도 0.05% 뛰면서 2021년 12월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사진은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각종 규제를 풀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재건축 사업을 활성화해 서울에 신규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폐지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여당에서도 문재인 정부 때의 공급 부족 상황을 거론하면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시장에서 ‘영끌’이 필요 없을 만큼 충분히 (주택) 공급이 이뤄진다는 확신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출범 이후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집값을 억누르려는 목적으로 고안된 분양가 상한제는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분양가 인상을 감수하고서 민간 사업자들이 아파트 건설에 뛰어들 유인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공사비가 급등해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실제 시장에 주택을 공급하는 시행사나 건설사 등 민간 사업자들이 꿈쩍 않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LH)이 미분양 사업지의 땅을 사들여 건설사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방안도 내놓았지만, 실제로 땅을 처분하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 시행사 대표는 “LH에 헐값에 (땅을) 넘기면 그대로 사업이 망하니까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어떻게든 버티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최근 재초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가구당 8000만원을 넘을 경우 최대 50%를 환수하는 재초환은 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가 심해 실제 폐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초환 같은 규제를 푸는 것도 필요하지만,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조합원도 수억 원대 분담금을 내야 해 재건축 수요가 이전만큼 높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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