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찰 만남 싹 다 바꿔 만든 ‘나는 절로’… 칠월칠석에는 낙산사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나는 절로’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8월 낙산사에서 칠월칠석 행사를 갖고 가을에는 단풍으로 유명한 사찰에서 행사를 갖는 등 전국 사찰로 확대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조계종의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이성 만남 프로그램 ‘나는 절로’를 운영하는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은 15일 간담회를 갖고 “젊은이들이 이성과의 만남에 이렇게 적극적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지난 11일 ‘인구의 날’ 행사에서 ‘나는 절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나는 절로’는 미혼 남녀가 사찰에서 1박 2일을 지내면서 서로 마음에 맞는 이성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2013년 보건복지부 저출생 인식 개선 사업의 하나로 시작된 ‘만남 템플스테이’가 원조. 작년 8월 재단 대표이사로 부임한 묘장 스님은 ‘참 좋은데,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만남 템플스테이’를 활성화하기로 마음먹고 ‘다 바꿔보자’고 했다. 한 직원이 TV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응용한 ‘나는 절로’ 명칭 아이디어를 냈고 프로그램도 청춘 남녀의 눈높이에 맞춰 새단장했다. 지난해 11월 조계사에서 개최한 행사를 시작으로 매번 신청자가 폭주하면서 화제가 됐다. ‘나는 절로’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겐 회식 때 금일봉으로 시상했다고 한다.
행사는 자기 소개를 시작으로 ‘소원 연등 달기’ ‘첫인상 호감 투표’ 등 연애 예능 프로그램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도록 이끈다. 작년 11·12월 조계사 행사에선 20명 중 각각 2커플, 지난 4월 전등사 행사에선 20명 중 4커플, 충남 공주 한국문화연수원 행사에선 30명 중 7커플이 탄생했다.
묘장 스님은 “참가자들은 자기 소개 때부터 매우 적극적이고 이미 첫날 저녁 시간이면 서로를 배려하고 호감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며 “참가자들이 사찰에서 소중한 시간, 행복한 기억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재단 측은 참가자들의 의견을 수시로 피드백하고 있다. 오후 9시였던 취침 시간을 11시로 늦추고, 고민 끝에 골라 입고 온 사복(私服)을 바로 수련복으로 갈아입지 않고 3시간 동안 입고 자신의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규칙도 바꿨다.
‘나는 절로’는 내년이면 설립 30주년을 맞는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맡고 있는 많은 일 중 하나. 재단은 보육, 장애인, 노인복지 등 전국 200여 시설에 7000여 직원이 일하고 있다.
묘장 스님은 “앞으로 대학생들의 식사를 대접하는 ‘청춘 밥심’ 프로그램 등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복지 분야를 촘촘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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