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최고 골잡이...메시는 웃었고, 케인은 울었다

이석무 2024. 7.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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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코파 아메리카 우승 트로피를 든 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 준우승 메달을 목에 건 채 실망스런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는 웃었다. 반면 ‘득점 기계’ 해리 케인(30·바이에른 뮌헨)은 고개 숙였다. 세계 축구를 대표하는 두 골잡이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축구의 신’ 메시, 개인도 대표팀도 해피엔딩

이미 축구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메시는 또 한 번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함께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메시가 이끈 아르헨티나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콜롬비아를 연장 혈투 끝에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바로 직전에 열린 2021년 대회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우승까지 포함하면 최근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아르헨티나 이전에 월드컵과 대륙별 국가대항전 3연속 우승을 이룬 팀은 유로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로 2012를 연속으로 제패한 스페인이 유일하다.

아울러 통산 16번째 코파 아메리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15회)를 제치고 최다 우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사실상 선수 인생의 마지막 코파 아메리카 대회를 치른 메시는 ‘라스트 댄스’를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만 37살인 메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을 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며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론 2년 뒤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적어도 코파 아메리카는 이번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다.

이날 결승전만 놓고 보면 메시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콜롬비아 수비진의 집중마크에 고전했다. 설상가상 전반 막판에는 싱대 수비수 태클에 걸려 발목을 다쳤다.

부상은 꽤 심각했다. 후반 19분 메시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더는 뛸 수 없는 상황에서 그라운드를 나와야 했다. 벤치로 들어온 메시는 한참이나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메시의 눈물은 잠시 후 미소로 바뀌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전 후반 7분 지오바니 로셀소(토트넘)의 침투 패스를 받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테르 밀란)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벤치에서 심각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메시의 얼굴은 그제야 펴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아르헨티나의 우승이 확정되자 메시는 환하게 웃으며 동료와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손흥민의 토트넘 시절 단짝이자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인정받는 케인은 ‘무관의 제왕’이라는 불명예스런 이미지를 이번에도 깨지 못했다.

징크스 깨지 못한 케인, 유로 결승서 스페인에 패해

케인이 속한 잉글랜드는 이날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1-2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2021년에 열렸던 유로 2020 결승에서 이탈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데 이어 2회 연속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떨궜다.

케인의 ‘징크스’도 계속됐다. 케인은 선수 개인으로서 누구보다 압도적인 커리어를 이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세 차례나 득점왕을 차지했고 잉글랜드 대표팀 A매치 최다 득점(66골)을 기록도 가지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6골로 대회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런데 유독 우승과는 인연이 없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EPL 토트넘에서 활약했지만 우승을 한 번도 이루지 못했다. 우승 한을 풀기 위해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지만 소용없었다.

뮌헨은 분데스리가에서 33번이나 정상에 오를 만큼 우승을 밥 먹듯 하는 팀이다. 케인이 오기 전 11년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루기도 했다. UCL에서도 6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정작 케인이 가세한 뒤 지난 시즌 리그 3위에 그쳤다. 다른 대회도 줄줄이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번 유로에서도 우승 기대가 컸다. 대회 전 잉글랜드는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다. 케인도 나쁘지 않았다. 3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결승전에선 부진했고 후반 16분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팀이 주저앉는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케인은 경기 후 영국 ITV와 인터뷰에서 “이런 결승전은 쉽게 기회가 오는 게 아니다. 기회가 오면 꼭 잡아야 하는데, 우리는 다시 해내지 못했다”면서 “무척 괴롭고, 아픔이 오래 남을 것”이라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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