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540] 마지막 자화상

멕시코의 국민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1907~1954)가 그린 자화상이자 초상화다. 화가는 휠체어에 앉았고 수척한 얼굴 주위로 흰머리가 성성하다.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았던 칼로는 의사가 되기 위해 명문 학교에 당당히 입학했으나 열여덟 살이 되던 해에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타고 있던 전차가 버스와 충돌하면서 갈비뼈에서 척추, 골반과 다리까지 온몸의 뼈가 다 으스러졌다. 목숨을 구하기는 했으나, 이후 마흔일곱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칼로는 단 한 순간도 통증에서 벗어난 적이 없고, 수술대에 오른 횟수만 무려 서른두 번이었다. 그런 칼로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머리조차 스스로 가눌 수 없는 상태에서 침대에 누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칼로의 그림은 대부분 자화상이다. 홀로 누운 침대 위에 거울을 달고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게 일상이었다. 이 그림은 1951년, 9개월간 입원해 일곱 차례의 척추 수술을 받은 다음에 그렸다. 마침내 일어나 휠체어에 앉아서라도 붓을 들 수 있게 됐을 때 처음으로 그린 게 바로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 파릴 박사의 초상화였던 것. 칼로는 자기를 고통에서 구원해 준 현실 속 유일한 신적 존재인 의사의 얼굴을 마치 성화(聖畫)처럼 그려 그에게 바쳤다. 화가가 손에 든 건 팔레트가 아니라 반으로 가른 자신의 심장이다. 자기 피에 붓을 담가 그림을 그리듯, 온 마음을 다해 의사에게 감사를 표현했던 것.
이 그림은 칼로의 마지막 자화상이다. 3년 뒤 또다시 고통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제대로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칼로는 이 한 점에 남은 피를 모두 써버린 모양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땅속 묻은 김치가 맛있는 이유… 버번 위스키에 적용하면 어떨까
- 하루 163명만 입산… 자신만만 올랐다가 겸손해져 하산하는 ‘신들의 안식처’
- [경제계 인사] 다이닝브랜즈그룹
- “눈보라도 트럼프도 우리의 일상을 막을 순 없어”
- 부정청약 논란에 ‘아들 가정사’ 꺼낸 이혜훈
- 다주택자 중과세 부활한다
- 서울 초등학교도 ‘입학생 0명’ 쇼크
- [바로잡습니다] 1월 23일자 A25면 “여당도 민주당, 야당도 민주당…” 제목의 뉴스 읽기에서 외
- 장남과 파경 상태라던 며느리, 시댁 ‘로또 청약’ 맞춰 전출입 반복
- 이혜훈 “보좌진 폭언 당일 사과” 당사자는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