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85] 자녀의 반항, 자연스러운 성장의 신호일 수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의 고민을 접했다. 축구를 한 날은 꼭 씻기로 약속했는데 아들이 계속 싫다고 해 서로 언성이 높아졌고 급기야는 아들이 주먹으로 엄마 다리를 때렸다는 것이다. 공격적 행동까지 보이는 것은 처음이라 너무 놀랐다고 한다.
이런 경우 ‘사랑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인가’ ‘내 양육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같은 생각이 1차적으로 찾아온다. 나아가 2차 스트레스로 증폭되면 ‘나는 부모로서 자격이 없다’는 생각까지 찾아온다.
우선 자녀가 ‘독립’이라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부모가 2차 스트레스 반응을 증폭시키는 것을 막으려는 관점 전환 소통이다. 아이가 부모의 조언에 저항하는 것을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면서 스스로를 독립시키는, 일종의 성장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상황’으로 보자고 했다. 이 드라마는 부모와 자식 간의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한다. 잘못해서가 아니라 잘 사랑했기 때문에 부모의 사랑을 믿고 심리적 독립을 위한 까칠한 캐릭터를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의 저항 행동을 보고 나는 부족한 부모라며 2차 스트레스를 키울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객관적으로 보면 잘 크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런데 가치 있는 일이나 상황이 꼭 좋은 감정과 매칭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가치를 최우선의 감정으로 느끼는 연습이 필요하단 조언을 했다. 기분이 나쁘다고 내 상황이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몇 가지 팁을 더 이야기했다. 논리적 소통을 통한 설득이 되려면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자기 인식이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초등학생 때는 그런 인지 발달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목욕하라는 작은 이슈가 큰 싸움으로 커질 수 있다. 아들이 씻지 않겠다 하면 ‘우리 아들 터프가이네’라는 식으로 아들의 성장 드라마에 같이 참여해 연기를 하라는 조언을 했다. 하려던 것도 하라 하면 하기 싫어지는 것이 마음의 역설적 작동이다. 터프가이라 해주면 엄마가 왜 이럴까 생각도 들면서 아들이 좋아할 수도 있고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터프가이도 안 씻고 살 수는 없다. 씻지 말라도 씻게 된다. 스스로 독립적으로 결정하게 기다려 주는 것이다. 선택의 자유를 줄 때 상대방이 나를 인정하고 배려한다고 우리 마음은 느낀다.
그런데 폭력적 언행은 다른 이야기다. 반복되지 않도록 명확하게 룰을 만들어야 한다. 타인에게도 피해를 주지만 자녀의 마음에도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제한시키는 등의 행동 제한 요법이 효과적이다. 룰을 함께 만들고 약속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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