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선임 일파만파, 신뢰잃은 축구협회 오락가락 행정 도마
[앵커]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뒤 5달 동안이나 찾아온 새 사령탑에 홍명보 감독이 선임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즌 도중 감독을 뺏긴 K리그 울산 팬에 이어 축구인들도 반발했습니다.
감독 선임을 맡아온 박주호 대표팀 전력 강화 위원의 폭로가 먼저였죠.
박주호 위원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다"면서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었음을 꼬집었고 이영표 해설위원은 전력 강화위원회와 소통하는 과정이 생략된 선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나아가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는 정몽규 회장이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회장 사퇴 여론에 불을 지폈는데요.
새 감독 찾기에 성공했음에도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판이 계속되는 이유를 박주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선임을 맡은 전력 강화위원회의 지난 5개월은 '오락가락'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2월, 첫 회의를 마치고 내용을 발표하면서 밝힌 방침입니다.
[정해성/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지난 2월 : "기간적으로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일단 외국 감독도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국내 감독에 좀 더 비중을 둬야 하지 않나."]
그러나 K리그 울산을 지휘하던 홍명보 감독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팬들의 거센 저항이 이어졌고 결국, 일주일 만에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성인대표팀까지 지휘하는 임시 감독 체제.
4월 초엔 '5월까지 선임'을 선언했지만, 5월 말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를 결정하면서 또 태도를 바꿨습니다.
외국인 후보들을 면접하는 등 외국인 감독 선임에 무게를 쏟는 듯 했지만 명확한 기준은 여전히 없었습니다.
[박주호/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 "빌드업이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굉장히 회의 시작 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갔어요. 이제 국내 감독해야 하지 않아?"]
사실상 정상급 외국인 감독을 감당할 예산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결국, 홍명보 감독에게 짐을 떠넘겼습니다.
행정력 바닥을 드러낸 협회는 결과적으로 시즌 중 K리그 감독을 빼가면서 팬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습니다.
사실을 알린 박주호 전력 강화 위원의 폭로에 법적 대응이란 협박성 입장을 내놓은 것도 한몫했습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독이 든 성배로 불리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감독.
박수 대신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외국인 코치 영입을 위한 유럽 출장으로 첫 공식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박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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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미 기자 (jj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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