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선임 일파만파, 신뢰잃은 축구협회 오락가락 행정 도마
[앵커]
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새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이후 거센 논란 속에서 비판 받고 있습니다.
K 리그 울산 팬들은 하루 아침에 말을 바꾼 홍 감독을 비판했고, 박주호 대표팀 전력 강화 위원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다면서 선임 절차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영표 해설위원도 소통 과정이 생략됐다면서 절차와 방식 모두 비난했습니다.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는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 현대와 정 씨 집안이 사실상 축구협회 운영을 독점하면서 특정 파벌 중심의 후진적 운영 행태는 반복됐고 팬과 선수,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게 됐습니다.
박주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선임을 맡은 전력 강화위원회의 지난 5개월은 '오락가락'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2월, 첫 회의를 마치고 내용을 발표하면서 밝힌 방침입니다.
[정해성/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지난 2월 : "기간적으로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일단 외국 감독도 (가능성을) 열어 놨지만, 국내 감독에 좀 더 비중을 둬야 하지 않나."]
그러나 K리그 울산을 지휘하던 홍명보 감독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팬들의 거센 저항이 이어졌고 결국, 일주일 만에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성인대표팀까지 지휘하는 임시 감독 체제.
4월 초엔 '5월까지 선임'을 선언했지만, 5월 말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를 결정하면서 또 태도를 바꿨습니다.
외국인 후보들을 면접하는 등 외국인 감독 선임에 무게를 쏟는 듯 했지만 명확한 기준은 여전히 없었습니다.
[박주호/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 "빌드업이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굉장히 회의 시작 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 나갔어요. 이제 국내 감독 해야 하지 않아?"]
사실상 정상급 외국인 감독을 감당할 예산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결국, 홍명보 감독에게 짐을 떠넘겼습니다.
행정력 바닥을 드러낸 협회는 결과적으로 시즌 중 K리그 감독을 빼가면서 팬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습니다.
사실을 알린 박주호 전력 강화 위원의 폭로에 법적 대응이란 협박성 입장을 내놓은 것도 한몫했습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독이 든 성배로 불리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
박수 대신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외국인 코치 영입을 위한 유럽 출장으로 첫 공식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박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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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미 기자 (jj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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