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총기로 트럼프 쏜 용의자…유세장 몰고 간 차에선 ‘폭발물’
FBI “공범 없는 단독 행동”
범죄 이력·정신 병력 없어
범행동기 여전히 ‘오리무중’
평범한 중산층 가정서 생활
“다정한 사람” “괴롭힘당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연방수사국(FBI)은 14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을 용의자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사망)의 단독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FBI는 크룩스가 범죄 이력이 없고 정치적 이념이나 심리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글도 남기지 않아 범행 동기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CNN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FBI 수사팀은 크룩스가 공범 없이 단독 행동했으며, 이번 사건은 외부 세력이 개입하지 않은 국내 테러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수사팀은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 현장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 몰고 온 차량에서 “초보적인” 수준의 폭발물을 발견했다. 또 크룩스가 사용한 총기인 AR-15 계열 소총을 애초 크룩스의 아버지가 구매한 것으로 파악하고, 크룩스가 어떻게 부친의 총기를 빼돌릴 수 있었는지를 조사 중이다.
수사팀은 크룩스가 범행 전 피츠버그의 한 요양원에서 일했으며, 정신질환 병력이 없고 형사 사건으로 입건·기소된 기록도 없는 것을 확인했다. 수사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크룩스의 이념이나 최근 심리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찾지 못해 범행 동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022년 베설파크 고등학교를 졸업한 크룩스의 학창 시절이나 교우관계에 대해서는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학교 동급생이자 직장 동료였던 주민은 CNN에 크룩스를 두고 “가장 다정한 사람”이었고, “급진주의자가 아니며 직장에서 어떤 정치적 견해도 표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크룩스와 같이 학교에 다녔던 또 다른 주민은 AP에 크룩스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고, 점심시간에 혼자 앉아 있었으며, 사냥용 옷을 입고 와 다른 학생들이 그를 조롱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크룩스가 학교 사격팀에 지원했으나 실력이 부족해 가입하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CNN은 크룩스가 지역 사격 클럽인 ‘클레이턴 스포츠맨 클럽’ 회원이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 클럽은 실내외 양궁 연습장, 사거리 약 180m의 사격 연습장 등을 갖추고 있다.
크룩스는 평범한 중산층 출신으로 가족들의 정치 성향이 혼재된 가정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앨러게니 카운티 의회의 댄 그르지벡 의원은 뉴욕타임스에 “(총격범은)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었고, 그의 어머니는 민주당원이었으며 아버지는 자유주의 성향이었다”면서 “우리 지역에서는 전형적인, 정치 성향이 혼재된 가정”이라고 말했다. 부모는 모두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로 알려졌다.
목격자 증언 등을 통해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탄을 쏘기 전 지역 경찰이 그와 마주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밀경호국의 경호 실패 책임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날 현지 경찰은 ‘유세 현장 인근에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주변을 수색한 끝에 연단에서 140m가량 떨어진 건물 지붕에서 사람을 발견했다. 그러나 경찰이 지붕에 올라서기 위해 양손을 짚는 순간 용의자가 방향을 틀어 총을 겨눴고, 경찰이 이를 피하기 위해 사다리 아래로 물러나자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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