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배신자" 소리치고 의자로 위협 … 與 합동연설 '난장판'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2024. 7. 1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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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4시 20분께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 현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한 후보는 연설 중간에 "그냥 두세요. 괜찮습니다. 계속 소리쳐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참석자가 의자를 던지려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국민의힘의 정치가 이 수준이 아니지 않냐. 저에게 배신자라 외치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다른 분에게 폭행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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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후보 대전·충청 연설
한동훈 무대 오르자 고성·야유
연설 마무리도 못한채 파행
韓 "정치 이정도 수준이냐"
일부선 지지자끼리 몸싸움도
누가 이겨도 후유증 불가피
1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합동연설회에서 고성을 지르며 난동을 피우는 참석자와 이를 제지하려는 경호원·당직자 간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배신자! 꺼져라!"

15일 오후 4시 20분께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 현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나경원·원희룡 후보에 이어 세 번째 순서로 한동훈 후보가 무대에 오르자 청중석 곳곳에서 환호와 야유가 뒤섞여 터져나왔다.

연설 중반쯤 한 후보가 "우리 정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부끄럽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호랑이 무늬 옷을 입은 한 참석자가 고성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 의자를 집어 던지려 했다. 그러자 한 후보 지지자들과 반대 측 참석자들이 그의 주변에 몰리면서 물리적 충돌 위기가 빚어졌다.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가까스로 제지하며 장내 소란은 잠잠해졌지만 이번엔 또 다른 참석자끼리 몸싸움을 벌이는 등 소동이 일어났다. 결국 한 후보는 준비한 원고를 모두 읽지 못하고 연설을 마무리해야 했다. 오는 2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국을 돌며 열리고 있는 합동연설회에서 여당 대표 후보 지지자 간 직접적 충돌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후보는 연설 중간에 "그냥 두세요. 괜찮습니다. 계속 소리쳐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참석자가 의자를 던지려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국민의힘의 정치가 이 수준이 아니지 않냐. 저에게 배신자라 외치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다른 분에게 폭행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 후보는 연설회 후 페이스북에 "지지자들뿐 아니라 오늘 연설을 방해하신 그분들과 함께 가고, 함께 이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 연설회 현장에서 벌어진 충돌은 최근 후보 간 강도 높은 공방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발생했다. 특히 최근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사천, 사설 여론조성팀 조성, 김경율 금융감독원장 추천 등의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한 후보는 "사실이 아니면 사퇴하라"며 원 후보를 압박했다. 이날도 원 후보는 한 후보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맹공을 멈추지 않았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우호적 여론을 만들기 위한 '여론조성팀'이 있었고, '댓글팀'까지 있었다는 폭로가 있었다.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범죄 행위"라며 "야당도 당장 한동훈 특검법에 이 내용을 추가해 특검을 하자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 후보를 겨냥해 "특검을 저지할 당 대표를 세우지 않으면 우리 모두 망한다"며 "대통령과 정치적 목적이 같다면 왜 우리 당 절대 다수 의원과 대통령이 한목소리로 함께 반대하는 특검에 찬성하느냐"고 말했다.

한 후보는 무대에서 "근거 없는 마타도어(흑색선전) 대응을 최소화해 전당대회가 더 이상 혼탁해지는 것을 막겠다"고 했지만 기자들과 만나서는 제기된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댓글팀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한 입장을 기자들이 묻자 "자발적 지지자들이 댓글을 단 것이 잘못인가"라며 "누구를 돈 주고 고용하거나 팀을 운영한 적 없다. 자기들(민주당) 같은 줄 아나 봐"라고 답했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와 원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나 후보는 "대선 출마자는 내년 9월에 관둬야 하는데 얼마나 무책임하고 이기적이냐"며 "대권 욕심에 빠져 대통령을 공격하는 분열의 후보가 되면 내부 충돌, 보수의 몰락이 불 보듯 뻔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원 후보를 향해 "갑자기 나온 후보가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하겠냐"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원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 후보가 저를 돕지 않겠냐"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이날 친윤석열(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이 의원 등 친윤계가 흠을 잡아 조기 낙마시킬 구체적 계획을 짜고 있다'는 내용의 사설 정보지, 일명 '김옥균 프로젝트'를 정치권에 유포한 이를 고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친윤계가 한 후보를 '3일 천하'에 그친 김옥균처럼 만들 것이라는 취지의 작명이다.

[천안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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