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 멜로이 NASA 부국장 “궁극적 추구 방향은 민간 협업”
달 착륙한 美도 개척 위해 민간 도움 강조
윤영빈 우주청장 "韓은 아직 정부 주도"
JAXA "소형 로봇 기반 우주탐사 추진"
UAE "우주 기술로 탄소중립·기후 대응"
보령·항우연 맞손···우주정거장서 신약개발
“민간 달 탑재체 시스템(CLPS)과 같은 민간 우주산업과의 협업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우주산업이 추구해야 할 방향입니다.”
팸 멜로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부국장은 15일 서울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우주항공청 주최로 열린 우주과학 전문가 학술대회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코스파)’의 우주기관 연석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달 착륙에도 성공했지만 (민간과의) 상업적 협력은 (여전히) 특별하다”며 “상업적 협력을 통해 달에서의 과학 실험을 비교적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NASA는 정부 주도로 달 착륙 기술을 확보한 지 오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달을 개척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취지다.
멜로이 부국장은 그러면서 NASA의 대표적 민간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국제 협력 등을 바탕으로 이를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NASA는 민간 기업 ‘플래닛’ 및 비영리 단체 ‘카본 매퍼’와 협력을 맺고 메테인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탐지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또 인공위성 업체 ‘맥사’와 손잡고 북미 지역을 고해상도로 매시간 관측할 수 있는 오염 모니터링 탑재체 ‘템포’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우주항공청도 NASA를 적극 벤치마킹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한국은 아직 정부 주도로 우주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주항공청이 이를 민간 주도로 바꾸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통, 위성, 탐사, 항공 등 5대 우주 핵심 분야에 연구개발(R&D) 노력을 집중할 것이며 이를 위해 국가 우주탐사 로드맵을 준비중”이라며 “우주개발은 ‘모두를 위한 사명’이라는 하나의 이익만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민간 주도 우주개발을 위한 국제 협력을 강조했다.
행사에는 일본, 중국,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이탈리아 등 주요국의 우주기관 고위 관계자가 참석해 각국의 우주 전략과 비전을 공유했다. 히토시 쿠니나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우주과학연구소장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곤충 같은 소형 로봇을 (외부) 행성에 보내고자 한다”며 소형 로봇을 활용한 차별화한 우주탐사 계획을 밝혔다. 일본은 올해 1월 높이 2.4m에 불과한 소형 탐사선 ‘슬림’을 달 표면에 보내며 관련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는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026년 발사할 화성 위성 포브스 탐사선 ‘화성 위성 탐사선(MMX)’ 프로젝트도 소개했다.
리 궈핑 중국 국가항천국(CNSA) 수석엔지니어 역시 ‘창어’ 탐사선을 활용한 유인 달 탐사, ‘천문’을 활용해 2028년까지 화성의 시료 채취 등 임무를 수행할 심우주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 역시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 손잡고 우주 연구에 대한 국제 협력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인류의 공동 미래 공동체 건설에 기여하겠다”며 국제 협력 주도권을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찬드라얀 3호’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의 아닐 바드와즈 우주물리연구소장은 “화성, 금성뿐 아니라 달, 소행성, 혜성을 탐사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며 “우주(분야)의 폭발(적 성장)은 인류의 발전을 위한 것이고 우리는 공동 탐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AE 역시 석유 산업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우주 기술에서 찾고 있다. 아흐메드 벨훌 알 팔라시 아랍에미리트우주청(UAESA) 이사장은 “UAE는 (석유 수출을 통해) 전 세계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지만 향후 수십년에 걸쳐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다”며 “우주 기술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모니터링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UAE는 물 부족 국가인 만큼 극한 기후의 위험을 조기 경보하는 등의 농업 모니터링에도 우주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엘 무그느올로 이탈리아우주청(ASI) 본부장도 달을 경유해 화성에 진출하는 자국의 ‘문투마스’ 계획을 소개했다.
60여개국 3000여명이 참석하는 연례행사 코스파가 국내에서 개최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윤 청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은 우주항공청 개청을 계기로 국제 협력을 구축해나가고자 한다”며 “이는 우주과학 국제 협력을 증진하겠다는 코스팍의 비전과도 일치한다. 코스파를 한국에서 개최한 것은 한국이 전 세계 우주과학계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무중력 공간인 우주에서의 신약 개발 계획을 가진 보령도 전시회에 참석, 김정균 대표가 우주항공청 산하 한국우주연구원과 관련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김 대표는 “미래에 우리를 우주로 데려다 줄 이는 스페이스X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아이디어(우주 신약개발)를 시험하기 위해 우주 정거장은 필수이며 (협력사인) 액시엄스페이스와 같은 회사들이 상용 우주정거장 등을 건설하고 우주에 머물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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