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이삿짐 막아!" 실랑이에 난장판…새 아파트서 무슨 일이
한 신축아파트가 미분양 때문에 할인 분양을 한 걸 놓고 기존 입주민들이 반발하며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할인분양 세대가 아예 이사를 못 오게 입주민들이 막아서며 말 그대로 난장판이 벌어졌다는데,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가 현장 모습 보여드립니다.
[기자]
이른 아침, 아파트 단지 내 도로를 차 두 대가 완전히 막았습니다.
차 앞 유리에는 할인 분양을 받고 이사오려는 사람들에 이사를 늦춰달란 호소문이 붙어있습니다.
지하주차장에는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여기도 주차 공간이 아닌데 이렇게 차가 서 있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봤더니 오늘(15일) 이 동에도 할인 분양을 받은 한 세대가 이사 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할인 분양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한 주민이 이렇게 아예 이삿짐이 오갈 수 없을 정도로 벽과 이 출입구에 아주 바짝 차를 대놓은 겁니다.
마침 여기 차주 번호가 있어서 제가 한번 전화를 걸어서 직접 한번 차주에게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입구 막은 차주 : {어떤 취지로 차를 이렇게 대놓으신 건가요?} 할인 분양 반대입니다. 이사 반대 시위하려고 그렇게 세워놓은 겁니다. 여기는 사다리차가 이사를 못 하게 되어있어서 엘리베이터 아니면 1층으로밖에 이삿짐이 못 들어가요.]
오후가 되자 이사 트럭이 아파트에 도착합니다.
[차로 결국 가로 막고 있죠?]
입주민과 이사업체간에도 실랑이가 벌어지고
[이사 막으려는 입주민 : 아 차 빼요! {(아니, 아니.)} 아, 양방향이잖아요. 차를 빼요!]
[오, 위험해, 위험해. {아저씨, 차 빼라면서요!} 차 돌리신다는데요.]
입주민과 이사 들어오려는 사람 사이에도 언쟁이 벌어집니다.
[{저희도 입주하려고 그러는거니까.} 아니, 그러니까 아저씨는 아직 입주를 하신 게 아니잖아요.]
[이사 오려는 사람 : '이웃 원수'죠. 무슨 이웃사촌이에요. 결국 자기들 집값 떨어지는 것 때문에 우리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건데, 이웃사촌은 아니죠.]
트럭 짐칸 앞에 앉은 한 주민은 경찰 설득에도 버팁니다.
[트럭 앞에 앉은 입주민 : {너무 위험한 것 같아서요.}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다쳐도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어떤 걸 막으시는 거예요, 지금?} 입주를 못 하게 막는 거예요. {이분들 입주 못 하게요?} 네, 할인 분양을 받았으니까. OO건설에서 거의 1억원 가까이 다운시켜서… 입주를 시켰으니까. (건설사에서) 거짓말하고 우리 말 들어주지도 않고 하니까 오늘 회사 휴무까지 내고 이렇게 하는 겁니다.]
[잠깐만요. 잠깐만요. 싸우지 마세요. 다쳐요. 다쳐!]
전체 1114세대인 이 아파트.
작년 초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현재 100세대 정도가 미분양 상태입니다.
건설사는 기존 분양가에서 수천만원을 깎아 주인을 찾고 있습니다.
그간 비슷한 사례에서 우리 법원은 특약이 없다면 이런 할인분양은 건설사가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습니다.
[이사 막으려는 입주민 : 그럼 어느 정도 도덕적인 책임을 져달라. 저희는 그 말이에요. 예를 들어, 시설 안에 분수대를 설치해준다든지 그런 걸 원하는 거예요. 저희가 단 한 번도 '세대당 얼마 돈을 달라'고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취재진 대한 항의도 있었습니다.
[취재진에 항의하는 입주민 : 그러니까 자극적인 것만 내보내지 마시고. {선생님, 이렇게 하시면 더 자극적이에요. 너무 소리치지 마세요.} 아니, 진실을, 진실을 좀 말씀해주시라고요. 왜 입주민들이 다 이러고 있겠냐고요.]
건설사가 하자 보수는 제대로 안해주고, 할인분양만 신경쓰는게 문제라는 주장입니다.
[하자 보수를 요구한 입주민 : 3월에 네 번째 갈라짐 현상이 생겨서 보수를 받았는데, 또 갈라짐 현상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다시 연락을 드렸는데 4개월째 연락이 없어서 무작정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러 번 수리를 받았는데도 갈라짐이 있어서 또 요청했는데 응답이 없다?} 네, 3월에 마지막으로 보수를 받은 거예요.]
반면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취재진에 "건설사는 원칙대로 수리를 해주고 있다"며 "기존 입주민들이 과도한 금전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대화가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이날 총 3가구가 이사를 오려했지만 모두 차를 돌려야했습니다.
경찰관 사이로 지나가는 하굣길 어린이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있던 경찰 기동대 버스가 지금 저녁 식사 시간인데도 아직까지 이렇게 아파트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남은 미분양 세대 100여 세대가 새 주인을 찾을 때마다 오늘 같은 소동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취재지원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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