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독도 살던 돌고래는 왜 제주서 죽었나…부검서 드러난 진실

신진 기자 2024. 7. 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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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도 주변에서 서식하는 큰머리돌고래 두 마리가 6백km 떨어진 제주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흔한 일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부검에 나섰는데 사인은 '질식사'였습니다.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다에 있어야 할 돌고래는 검은 돌 사이에 누웠습니다.

제주도 삼달리 바닷가입니다.

이 큰머리돌고래는 독도와 울릉도 주변에 사는 종입니다.

사람 눈에 띈 것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오승목/다큐제주 감독 : 연안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살아있을 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하루 전 우도에서도 큰머리돌고래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어쩌다 서식지에서 600km 떨어진 이곳에서 발견된 걸까.

고래 죽음이 주는 메시지를 읽기 위해 전문가들이 모였습니다.

2.6미터의 암컷, 큰머리돌고래치고는 작은 편입니다.

[이성빈/서울대 수생생물의학실 수의사 : {제 명을 다 산 것은 아닌 거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왜냐면 다 크면 거의 3m, 4m까지 자라는 친구들이 많은데…]

몸 곳곳엔 일반적이지 않은 상처가 있었고

[얘가 너무 심한데, 상처가.]

너무 말랐습니다.

[이성빈/서울대 수생생물의학실 수의사 : 지방층이 얇아져 있는 상태거든요. 먹이를 많이 못 먹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틀에 걸친 부검 끝에 죽음의 이유가 드러났습니다.

[이성빈/서울대 수생생물의학실 수의사 : 질식사 소견이 나왔거든요. 분수공 쪽으로 바닷물이 들어가다 보니까, 기관지와 호흡기 쪽에 포말성 액체가 차면서…]

물 밖에서 숨 쉬는 포유류인 돌고래, 자연 상태에선 질식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사람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성빈/서울대 수생생물의학실 수의사 : 질식사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혼획됐다고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먹이를 찾아 먼바다로 나왔던 고래가 어망에 걸렸을 걸로 봤습니다.

[오승목/다큐제주 감독 : 절체절명의 시기에 못 올라오고 거기에 갇혀버리면 결국은 질식사를 해버리는 거죠.]

일종의 '경고'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성빈/서울대 수생생물의학실 수의사 : 고래가 해양생태계의 건강 정도를 나타내는 '깃발종'이라고 하거든요. 고래가 없어지면 해양생태계 전반이 무너질 수 있는…]

다음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화면제공 다큐제주·제주대 돌고래 연구팀]
[영상디자인 송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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