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 부릉부릉…몰려든 라이더 굉음에 잠 못드는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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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강동동에 있는 여러 마을 주민이 한밤 중 오토바이 소음으로 인해 더운 여름 불면을 호소한다.
구 관계자는 "소음 피해로 잠 못 이루는 주민 고충은 이해하지만 카페와 이용객의 자발적인 소음 저감 노력 외에는 뾰족한 방도가 없다"며 "카페와 이용객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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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찍 잠드는 고령주민 불면 호소
- 1년 시달리자 각목 들고 항의도
- 경찰 “새벽 상주 단속은 불가능”
- 구에서도 뾰족한 대책은 못 내놔
부산 강서구 강동동에 있는 여러 마을 주민이 한밤 중 오토바이 소음으로 인해 더운 여름 불면을 호소한다. 이른바 ‘오토바이 카페’가 마을에 생기면서 시내 곳곳의 라이더들이 이곳으로 결집하기 때문이다. 200여 세대의 주민 대부분이 취침과 기상을 일찍하는 고령층이라 고충이 크다. 둔기를 들고 라이더들을 훈계하겠다면서 뛰쳐 나가는 주민까지 생기자 구와 경찰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조용한 시골 마을이 한밤중 오토바이 소음으로 피폐해졌습니다. 술에 취해 억지로 잠드는 게 일상입니다”. 주민 A(60대) 씨는 지난해 왕복 4차로 옆에 들어선 ‘오토바이 카페’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카페는 24시간 무인 운영 형태로 라면 자판기부터 개인 정비 공간 등이 갖춰져 있었다.
A 씨에 따르면 카페가 동호인 사이에 입소문 나 부산과 김해, 양산 등 근교에서 찾는 오토바이 동호인의 ‘집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주민은 카페 때문에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곳 자연마을 주민은 농사짓는 70대 이상 고령층이 대부분인 지역으로 밤 9시 전에 잠 들어 새벽 3, 4시께부터 일하는 게 마을의 주된 생활 방식이다. 주민에 따르면 카페를 찾는 오토바이족은 주로 주말 밤 10시부터 새벽 4시에 몰린다. 오토바이 2, 3대가 수십 분 간격으로 지나갈 때마다 동네를 뒤흔드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나기 일쑤라는 것이다. A 씨는 “밤잠을 못 자니 낮에도 졸음운전을 하는 등 아찔한 적이 많다”며 “참다 참다 병에 걸릴 것 같아 각목을 들고 뛰쳐나가다 경찰에 제지를 당한 적도 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큰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거 같다”고 토로했다.
주민 일동은 지난 1년 반 동안 카페에 소음 자제를 부탁하는 호소문을 보내고, 동호인들과도 직접 만나 피해를 호소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주민 일동은 호소문에 “꼭두 새벽부터 일어나 종일 고된 농사일을 마치고 들어와 초저녁부터 잠을 자는 (주민이 사는)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여러분들의 쾌락을 즐기는 사이 우리는 소음 스트레스로 피폐해지고 있다. 잠 좀 자자. 사람 좀 살자”고 적었다.
주민의 항의가 이어지자 카페 측은 “밤 10시 소음을 주의해달라”는 공지문을 붙여두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자 강서구와 경찰이 대응에 나섰지만 제재 방법을 찾지 못했다. 구는 카페 건물의 불법 용도변경된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 5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건물주에 부과했으나 임차인인 카페를 제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경찰 등도 소음 측정 등 현장 단속에 나섰지만 새벽 시간대 이곳에 상주하면서 단속을 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소음 피해로 잠 못 이루는 주민 고충은 이해하지만 카페와 이용객의 자발적인 소음 저감 노력 외에는 뾰족한 방도가 없다”며 “카페와 이용객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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