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해 자영업자 6만명 폐업, 수수방관할 때 아니다

2024. 7. 1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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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사업 부진 등으로 폐업을 신고한 사업자가 지난해 6만 명을 넘어섰다.

국세청 통계를 보면 2023년 1~12월 폐업 신고 사업자는 개인과 법인 포함 6만75명에 달해 전년(5만4594명)보다 5481명(10.0%)이나 늘었다.

폐업 사업자 6만 명이라는 수치는 관련 통계 공시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올 1분기 부산 지역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지급 건수는 19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26건)에 비해 10.7%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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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상환 부담에 ‘좀비 사장’도 급증
부산시, 정부와 회생 기회 마련하길

부산에서 사업 부진 등으로 폐업을 신고한 사업자가 지난해 6만 명을 넘어섰다. 국세청 통계를 보면 2023년 1~12월 폐업 신고 사업자는 개인과 법인 포함 6만75명에 달해 전년(5만4594명)보다 5481명(10.0%)이나 늘었다. 폐업 사업자 6만 명이라는 수치는 관련 통계 공시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에 늘었다가 엔데믹에 들어선 2022년 줄었으나 최근 다시 급증세다. 업종별로는 소매업(1만7351명)이 가장 많고 서비스업(1만2490명)과 음식업(1만186명)이 뒤를 이었다. 자영업 중에서 규모가 제일 작은 ‘나홀로 사장’이 대폭 감소하고, 아예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 역시 많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한 대형 건물 1층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던 모습. 국제신문 DB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한계 상황은 여러 통계에서 입체적으로 확인된다. 올 1분기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2012년 12월(0.64%) 이후 가장 높다. 대출금을 갚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변제하는 경우도 급증했다. 부산신용보증재단의 지난해 대위변제액이 1836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40억 원)에 비해 3배 가깝다. 자영업자에겐 퇴직금에 해당해 어지간하면 손 대지 않으려고 하는 노란우산 공제금도 해지가 부쩍 많아졌다. 올 1분기 부산 지역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지급 건수는 19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26건)에 비해 10.7%나 늘었다.

각종 통계 수치가 미처 말하지 못하는 현실이 현장에 있다. 한때 한강 이남 최대 상권이라 불리던 부산대학교 앞은 썰렁하기만 하다. 원도심의 대표적 번화가인 남포동이나 서면이라고 다르지 않다. 비교적 공실률이 낮다고 보는 큰 길가 건물조차 한 채 건너 한 곳 꼴로 1층이 비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출이자 임대료 전기료 등 고정비가 상승하는데다 인건비마저 오르니 유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나마 폐업을 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한다. 수백만 원에 달하는 철거비와 대출금 일시 상환 부담 때문에 셔터를 내리지 못하는 ‘좀비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내수 부진에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라는 3중고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정부가 이들을 위한 대책을 여럿 내놓기는 했다. 하지만 기존 대출의 상환 연장이나 이자 경감, 철거비 전기료 지원 등이 대부분으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개선안으론 부족하다. 전국에 자영업자가 600만~700만 명에 이른다. 특히 부산은 산업구조에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 이들이 위기에 처하면 지역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는 구조다. 자영업자들이 일할 맛을 느끼려면 무엇보다 내수가 살아나야 한다.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서 불고 있는 훈풍이 바닥까지 넓게 빨리 퍼지도록 정부와 부산시는 다양한 진작책을 동원해야 한다. 그때까지 자영업자들이 버티려면 체감도 높은 지원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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