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소방이.." 박희영 용산구청장, 재판 내내 '네 탓'
"살릴 수 있었어" 법원 앞 유족들 오열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박희영 용산구청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검찰이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박 구청장은 재판 내내 이태원 참사는 자신이 아니라 소방과 경찰 책임이었다고 주장했는데, 유가족들은 이걸 듣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습니다.
심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옵니다.
검찰이 1심 재판에서 징역 7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직후입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 {7년 구형됐는데 입장 어떠십니까?} …]
박 구청장은 재판 내내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위험 징후가 112에만 신고됐을 뿐 용산구엔 전달되지 않았다"며 "소방청이 책임 주체이고 지원기관은 경찰이었기 때문에 구청이 딱히 역할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참사 당일 대통령실 앞 시위 전단지 수거에 구청 직원들이 동원돼 대응이 늦어졌단 지적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거해달라고 요청을 해서 통화해보라고 한 것일 뿐"이라며 "전단지 수거도 구청의 업무"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고를 막을 책임과 권한이 있었지만 어떤 실질적인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족들은 법원 앞에 주저앉아 오열했습니다.
[유가족 : 시간이 충분했어. 살릴 수 있었어. 살릴 수 있었어. 용산구청장이 8시에, 참사 발생 2시간 전에 이태원 거리에 있었다고…]
박 구청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용산구 관계자들에게도 징역 3년과 금고 2년이 각각 구형됐습니다.
박 구청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9월 30일에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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