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두산 그룹 개편’ 일반 주주 득실 놓고 의견 엇갈려

남지현 기자 2024. 7. 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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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그룹 구조 개편이 일반 주주 득실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증권가에서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구조 개편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알짜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게 핵심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떼어주는 두산밥캣 가치보다 새로 받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에게 유리한 거래"라며 "보유 주식 가치가 약 4.7%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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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두산타워. 연합뉴스

두산그룹의 그룹 구조 개편이 일반 주주 득실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증권가에서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구조 개편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알짜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게 핵심이다.

15일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54% 급락한 9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밥캣 역시 10.26% 급락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3.35%, 두산은 1.05% 올랐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2일과 주가 등락 양상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지난 12일에는 두산로보틱스가 23.92% 급등했고, 두산밥캣(5.00%)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4.35%)와 두산(-9.11%)는 크게 하락했다. 두산그룹이 지난 11일 그룹 구조 개편안을 내놓은 이후 관련 종목 주가가 널을 뛰고 있는 셈이다. 주주에 미칠 영향을 두고 혼란이 이어지는 탓이다.

이번 개편안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 계열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완전 자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우선 두산에너빌리티를 1대 0.25 비율로 존속 사업회사와 신설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다. 그런 뒤 기존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진 두산밥캣 지분 46%를 모두 갖게 되는 이 신설회사를 1대 0.13 비율로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한다. 마지막 단계는 일반주주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4.90% 등(지난해 말 기준)을 두산밥캣 주식 1주당 두산로보틱스 보통주 0.63주로 교환해주는 방식으로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만든 뒤 상장폐지하는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런 구조개편에 대해 해석이 엇갈린다. 상당수 전문가는 두산로보틱스와, 그 모회사인 두산이 이번 구조 개편의 수혜를 입을 거로 본다. 반면, 두산밥캣을 내어준 두산에너빌리티 일반 주주 역시 이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떼어주는 두산밥캣 가치보다 새로 받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에게 유리한 거래”라며 “보유 주식 가치가 약 4.7%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일반주주 양쪽에 근본적으로 불리한 개편안이라는 지적도 있다. 합병 비율(1대 0.13)이 기업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낸 두산밥캣의 가치보다 영업손실을 낸 두산로보틱스의 가치를 더 높게 합병 비율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상 시가에 따라 정해지는 터라 수익창출력 등 기업의 내재가치를 반영할 수 없도록 돼 있어 불공정 합병 논란이 과거에도 여러차례 불거진 바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두산그룹이 시가로 합병비율을 정하도록 한 현 제도를 활용해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로보틱스에게 유리하도록 개편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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