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검찰 출석’ 구제역 “난 입막음 위한 희생양…사이버 렉카라 생각 안해”[종합]

유튜버 구제역. 연합뉴스

1000만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55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혐의로 고발당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검찰에 ‘셀프 출석’했다. 구제역은 자신과 쯔양이 여론조작의 희생양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구제역은 15일 오후 2시1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쯔양과 5500만원 계약건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용역을 먼저 부탁한 건 쯔양 측이었고, 이에 대해 어쩔 수 없이 계약을 받아들였을 뿐”이라면서 “검찰 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튜버 구제역이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자신과 쯔양이 여론조작의 희생양이라며 “라임사태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주범이 대한민국 최고 학부 인사들과 벌인 카르텔을 알고 있는 저를 입막음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생각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또 구제역은 자신을 향해 ‘사이버 렉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저는 사이버 렉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그렇게 부른다면 저는 사이버 렉카가 맞다”며 “저역시 익명 렉카들의 책임 없는 폭로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 달게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비난을 받지 않도록 성실히 활동하겠다”고도 했다.

유튜버 구제역. 연합뉴스

구제역은 지난 13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황금폰’이라 불리는 1년간의 음성 녹취가 전부 포함된 휴대전화를 15일 검찰에 자발적으로 제출하고 제 발로 출석해 조사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제역은 ‘셀프 출석’에도 조사를 거부당했다. 전날 검찰은 현재 사건이 배당 단계에 있고 소환조사는 수사 일정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구제역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사 안 종합민원실로 향해 쯔양과 계약을 맺기까지 과정이 담긴 모든 음성 통화 녹취, 카카오톡 내역 등이 있는 휴대전화를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쯔양에 대한 유튜버들의 공갈 혐의 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최순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셀프’ 출석해 기자회견을 연 구제역. 연합뉴스

한편, 쯔양의 법률대리인 태연법률사무소 측은 같은 날 “쯔양 사건에 대한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억측으로 2차 피해 발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깊은 고민 끝에 공갈 사건에 관여한 자로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유튜버 구제역, 유튜버 주작 감별사, 범죄연구소 운영자 및 익명의 협박자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 제3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지난 10일 쯔양이 유튜버 구제역·카라큘라·전국진 등 이른바 ‘렉카 연합’으로부터 과거사를 빌미로 협박당해 돈을 갈취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쯔양은 유튜브 채널에 전 남자친구이자 소속사 대표에게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고백하며, 이 과정에서 남자친구의 강요로 술집에서 일을 했고 방송에 따른 정산금도 제대로 받지 못해 최소 40억원을 갈취 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