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MBC 노영방송" 백종문 "가짜뉴스 유통" 방문진 이사 지원자들 보니
방송탄압 논란 당사자들·여당 공천신청 인사들, 방문진 이사 지원
[미디어오늘 금준경, 박서연 기자]
방송탄압 논란을 빚은 인사들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지원해 MBC를 '가짜뉴스', '노영방송'으로 규정하며 비난했다. 지원자 중엔 방문진 이사 다수를 선임할 권한을 가진 정부여당의 '코드'에 맞는 주장을 한 인사들이 많았다.
언론탄압 논란 지원자들, 지원서에 MBC '비난'
방통위는 15일 방문진 이사 지원자 명단 및 직무수행계획서를 공개했다. 방문진 이사 지원자 32명 중 MBC·방문진 출신은 22명이다. 이 가운데는 방송 탄압으로 논란이 된 인사가 적지 않았는데 이들은 오히려 직무수행계획서를 통해 MBC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백종문 전 MBC 부사장은 MBC에 관해 “근본부터 흔들리는 정체성과 신뢰도의 위기”라며 “가짜뉴스 유통시킨 문화방송은 방송보도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뉴스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백종문 전 부사장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MBC 미래전략본부장 재임 당시 박성제 기자와 최승호 PD를 이유 없이 해고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녹취록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인사다. 그는 부당노동행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복권시켰다.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특위 위원은 김재철 사장 시절 시사교양국장을 맡아 한학수, 최승호 PD를 전보시키는 등 MBC 'PD수첩'을 탄압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원서류에 시사교양국장 시절을 언급하며 “먼저 노조위원장 출신 최승호 PD를 타부서로 내보냈다. 'PD수첩'의 공정성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했다. MBC 라디오본부장 시절 김미화 진행자 라디오 하차 등을 주도한 이우용 언론중재위원은 MBC에 관해 “노영방송 또는 특정정당의 대변인이라는 평을 들은지 오래”라며 “공정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진 유능한 경영진 발굴”을 하겠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때 해임된 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강원도지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엄기영 전 MBC 사장은 “민주노총에 대항하기보다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왜 더 강력하지 못했나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MBC가) 노영방송으로 비판 받고 있다”며 “민노총은 정치집단과 결탁하여 가짜뉴스를 무책임하게 방송함”이라고 썼다.
차기환, 공영방송 이사만 다섯번째 도전
차기환, 김병철 방문진 이사는 연임에 나섰다. 현재까지 4차례 공영방송 이사를 지낸 차기환 이사는 또다시 방문진 이사에 지원했다. 그는 “단체협약상 국장임명동의제, 시청자위원회 운영규정상 일부 조항 등 경영권 침해 요소가 있는 부분을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혀 그의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침투설을 SNS에 공유하는 등 극단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인사다.
김성근 전 MBC 방송인프라본부장도 다시 지원했다. 그는 지난해 이동관 위원장 체제의 방통위에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해임한 자리에 보궐이사로 임명됐다. 법원이 권태선 이사장 해임 효력과 보궐이사 임명 효력을 정지시키면서 직을 잃게 됐다. 그는 MBC 재직 시절 5000만 원 가량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이 적발된 이력이 있다. 김성근 전 본부장은 당시 MBC가 부당한 감사를 벌였다는 입장이다.
정부여당 인연 있는 인사·검사 출신도
정부여당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의 지원도 잇따랐다. MBC 기자 출신인 윤정식 전 OBS경인TV사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의 4년 선배다. 2020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전력이 있다. 지난해 KT대표이사 공모에 탈락한 인사이기도 하다.
검사 출신 인사들도 있다. 허익범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자문단장은 2018년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트루킹 사건 특검으로 활동했다. 임무영 전 검사는 2019년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공개적으로 반대해 주목 받았다.
김영국 전 KBS 방송본부장은 박근혜 정부 고대영 사장 체제에서 KBS 방송본부장을 지냈다. 그는 2018년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나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낙마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업에 취업할 경우 취업 제한 요건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김 대표는 KT스카이라이프와의 재송신 협상을 총괄하는 KBS 글로벌센터장을 맡아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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