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박지성·이영표 등 '2002 후배들'의 작심발언..."존중한다" 덤덤하게 입장 밝힌 홍명보 감독
[마이데일리 = 인천국제공항 최병진 기자]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후배들의 비판적인 발언에 덤덤한 태도를 유지했다.
홍 감독은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한 해외 출장을 떠났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마이크 앞에 선 홍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업무를 하는 게 통상적이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먼저 유럽 출장을 다녀오게 됐다. 양해를 부탁드린다. 이번 출장의 핵심은 축구대표팀에서 함께 할 외국인 코치를 선임하는 일이다. 리스트에 있는 외국인 코치들과 미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축구협회가 홍 감독 내정 사실을 발표한 뒤 축구 팬들이 폭발했다. 5개월 동안 전력강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외국인 감독 선임에 나섰음에도 협상에 실패하면서 결국 울산 HD를 지도하던 홍 감독을 선임한 결정에 비판이 쏟아졌다.
홍 감독도 이를 피할 수 없었다. 홍 감독은 지난 2월부터 국내 지도자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다. 하지만 홍 감독을 여러 차례 이를 부인했다. 특히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를 만난 지난 5일에는 수원FC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 이사를 만날 이유가 없다”라고 했으나 이틀 만에 감독직을 받아들이며 논란을 일으켰다. 울산 팬들은 홍 감독의 고별전이었던 광주FC전에서 비판 걸개와 “홍명보 나가”를 외쳤다.
홍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직 수락 이유’에 대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힘들었다. 다시 대표팀을 하고 싶지 않았으나 마지막으로 도전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스스로를 버렸고 한국 축구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판은 계속됐다. 더욱이 축구 팬들에 이어 레전드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축구 팬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다”라고 했고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 또한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 감독 선임 이후 이렇게까지 상황이 안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라며 답답함을 표출했다.
더욱이 축구협회가 전력강화위원으로 내부 사실을 폭로한 박주호를 고발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이동국, 조원희 등도 비판을 가했다. 자연스레 축구협회와 홍 감독을 향한 불신과 비난은 더욱 타올랐다.
홍 감독은 광주전이 끝난 후 박주호에 대해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일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이 축구계에 더 일어나야 한다. 각자의 의견이 있다. 불편한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출국 시에도 홍 감독은 담담한 태도를 유지했다. 홍 감독은 “(비판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한국 축구를 위해 누구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건 좋은 일이다. 나는 지금 대표팀을 이끌어가는 사람이기에 팀에 잘 반영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 홍 감독은 일주일 정도 유럽 출장을 계획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 후보자들과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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