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에도 꿈쩍 안 한 전공의... 1만명 대량 사직 사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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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15일에도, 수련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대부분은 복귀와 사직 중 결정을 내려달라는 병원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수련병원들이 무응답은 사직 의사로 간주하겠다고 예고한 터라, 이대로라면 1만 명 넘는 미복귀 전공의가 무더기로 사직 처리될 판이다.
이들은 "복지부는 각종 불이익을 언급하며 수련병원장을 압박·회유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병원장들도 전공의 보호 책임을 유념하고 전공의를 사직 처리할 경우 수리 시점은 당사자 의견을 존중해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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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전공의 돌아올 일 없다" 비관론
정부, 하반기 모집 통한 복귀 유도 모색
의사단체들 "일괄 사직 처리 안돼" 목소리
정부가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15일에도, 수련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대부분은 복귀와 사직 중 결정을 내려달라는 병원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수련병원들이 무응답은 사직 의사로 간주하겠다고 예고한 터라, 이대로라면 1만 명 넘는 미복귀 전공의가 무더기로 사직 처리될 판이다. 정부는 전공의 사직 인원을 확정하고 다음 주부터 결원 모집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나, 의사단체는 이날 일제히 '일괄 사표 수리'는 안 된다며 정부와 수련병원에 재고를 요청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에 이날 사직 또는 복귀 의사를 밝혀온 전공의는 거의 없다. 앞서 대부분의 수련병원은 지난주 전공의들에게 문자 메시지 등으로 이날까지 거취를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청하면서 응답이 없으면 자동 사직 처리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전체 전공의 1만3,756명 가운데 출근자는 11일 기준 1,111명(8.1%)뿐이고 자의로 사직한 레지던트도 61명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는 "각 수련병원은 이날까지 전공의 복귀·사직 분류 절차를 마무리하고 17일까지 사직 전공의 현황을 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보고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각 병원 보고를 취합해 결원을 확정하고, 각 수련병원이 이를 바탕으로 22일 전공의 추가 모집을 내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모집된 전공의는 9월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수련을 받게 되는데, 정부는 복귀한 전공의가 동일 과목, 동일 연차로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이번에 한해 특례를 부여하기로 했다.
결국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이 추가 모집에 얼마나 응할지가 의료공백 해소의 관건이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대다수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 전망이 팽배하다.
의사단체들은 이날 잇따라 정부에 정책 재고를 요구하는 입장을 냈다. 서울대 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불합리한 정책과 일방적인 정책 결정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세원 서울대 종양내과 교수는 이 자리에서 "사직 전공의 가운데 95%가량은 의사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도 말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40개 의대 수련병원 교수 대표도 공동 입장문을 내고 "무응답 전공의를 일괄적으로 사직 처리하는 것은 현 사태를 악화시키는 패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복지부는 각종 불이익을 언급하며 수련병원장을 압박·회유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병원장들도 전공의 보호 책임을 유념하고 전공의를 사직 처리할 경우 수리 시점은 당사자 의견을 존중해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아예 전공의 추가 모집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9월 전공의를 뽑는 것 자체가 한국 의료를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이를 중단하고 전공의와 의대생 뜻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정부가 전공의 추가 모집에서 기존 수련병원과 같은 권역 내 병원에만 지원하게 하는 '권역 제한’도 걸지 않는다면 지역의료는 나 몰라라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전공의 복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은 "정부의 급진적인 의대 증원이 의료 비상사태의 원인을 제공했지만, 중증 환자들을 생각해서 전공의와 의대생이 조금 양보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중증 환자들에게 한국은 전쟁터나 의료 최빈국과 다름이 없다"며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정부가 올바른 의료정책을 세우고 시행하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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