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배신자 꺼져라"...물리적 충돌로 번진 與 합동연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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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저들과 똑같은 막무가내식 막말이 아니라 품격과 논리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후보가 한 후보의 댓글팀 운용 의혹을 겨냥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공세수위를 높였지만 앞서 토론회와 달리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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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원 후보 지지자들 연설 방해. 의자 던져"
원희룡 "타 후보 책임 주장, 용납 어려운 행태"
원 "댓글팀 '사법리스크'" 나 "1년 뒤 사퇴"
"(한동훈) 배신자! 꺼져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당 대표 후보 지지자와 다른 후보 지지자간 갈등이 급기야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 격한 발언들이 쏟아졌으며, 일부 참석자는 단상을 향해 의자를 내던졌다. 한 후보는 "저들과 똑같은 막무가내식 막말이 아니라 품격과 논리로 이기겠다"며 확전을 자제했지만 소용 없었다. 전당대회 이후 당의 분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한 후보는 1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우리 정치가 뭘 하고 있는지 부끄럽다. 우리 정치가 보일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저는 근거 없는 마타도어에 대한 대응을 스스로 최소화해서 전당대회가 더 이상 혼탁해지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vs 비한동훈' 구도로 격화한 후보간 갈등 확산에 스스로 자제를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지지자들의 충돌은 한 후보의 발언을 무색케했다. 단상에 오른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 꺼져라!" 등의 격한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일부 참석자는 "배신자"라는 고함과 함께 의자를 내던지기까지 했다. 한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참석자들이 물리적 충돌까지 가는 등 일촉즉발 상황이 펼쳐졌다. 체육관 내외부로 경찰병력 90여 명이 투입돼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한 후보는 "제게 배신자라고 외치는 건 좋다. 다른 분의 의견을 묵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지만, 흥분한 당원들은 쉬이 진정되지 않았다. 연설 중간중간 "소리 치셔도 괜찮다. 그냥 두셔라" "우리 정치가 보일 모습은 이런 모습은 아니다"라는 한 후보 발언만 공허하게 체육관을 메웠다.
한 후보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원 후보는 '댓글팀' 의혹을 파고들었다. 그는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조성팀과 댓글팀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범죄행위다. 드루킹 사건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될 것"이라며 "야당도 당장 한동훈 특검법에 이 내용을 추가해 특검을 하자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 특검에 반대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대표가 돼도 이 중대한 사법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당대표직 수행이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원 후보는 페이스북에 폭력 사태를 언급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타 후보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용납하기 어려운 행태"라고 했다. "일부 원 후보 지지들이 연설을 방해하고 의자를 들어 던졌다"는 한 후보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다.
나경원 후보는 한 걸음 떨어져 "(한·원 후보의) 욕심 때문에 전당대회가 이 모양 이 꼴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권-대권 분리' 조항을 언급하며 "대선 출마자는 내년 9월에 관둬야 한다. 또 비대위, 또 전당대회,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하다"면서 "얼마나 무책임하고 이기적이냐, 겨우 1년 동안 뭘 제대로 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윤상현 후보는 "줄을 세우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있다면 당당하게 거부하라"며 "'꼴찌의 기적'을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미확인' 여론조사 보도에 당내 갈등 '격화'
전당대회 못지 않게 당내에서도 한 후보와 비한 후보 지지층들은 격하게 맞닥뜨렸다. 한 후보 캠프 신지호 총괄상황실장은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대구 경북(TK) 지역 일부 의원들이 한 후보의 당원 간담회를 소홀히 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유튜브를 본 한 후보 강성 지지층은 해당 의원에게 항의하고 문자폭탄을 날렸다.
신 실장은 또 "(송언석 의원이) 김천에 꼭 들러달라고 신신당부하지 않았나"라고 했는데, 송 의원은 "당협위원장으로서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신중하게 말해달라"고 말하는 등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당 한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에서나 발생하던 일이 국민의힘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과열 경쟁, 혼탁 선거에 대한 우려는 더더욱 커지고 있다. 서병수 선거관리위원장은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여론조사가 보도되면서 경선 과정을 더 혼탁하게 하고 있어 굉장히 걱정하고 있다"며 "당헌당규를 준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언론에 보도된 한 후보 캠프 측 여론조사 얘기였다. 원 후보 캠프는 라디오 방송에 나와 한 후보의 승리를 점친 김종혁 사무부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관위는 이날 발생한 폭력 사태에 우려를 공유한 뒤 17일 경기에서 진행될 합동연설회에선 강성 지지층을 앞줄에 배치하지 않는 등의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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