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출신 31세 셋업맨은 ERA 2.14 초대박…그러면 150km 찍은 이 투수는? 진짜 윈·윈 트레이드로 가는 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욕심을 더 내면 좋겠다.”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는 2022년 4월23일에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IA가 우완 김도현을 받고 한화가 우완 이민우와 외야수 이진영을 받았다. 당시 비슷한 시점에 키움 히어로즈와 진행한 박동원(LG 트윈스) 트레이드가 워낙 큰 화제를 모아서, 상대적으로 관심은 적었다. 그러나 2년이 훌쩍 넘어간 시점에서, KIA와 한화가 은근히 윈-윈 트레이드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KIA에서 한화로 간 우완 이민우는 수년간 KIA에서 선발투수로 쓰임새를 봤지만, 재미를 못 봤다. 롱릴리프 역시 맞는 옷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화는 작년부터 셋업맨으로 기용해 쏠쏠한 재미를 본다. 작년 17경기서 2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2.63, 올해 40경기서 1승1패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2.14다.
현 시점에서 이민우는 한화 불펜에 없으면 안 될 선수다. 이진영이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중용되지 못하지만, 이민우의 활약만으로도 충분히 트레이드는 성공적이다. 김도현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올 시즌 KIA 불펜에서 한 자리를 꿰찼다.
김도현은 2022시즌 5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7.59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나름 체계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때 몸이 좋아지면서 구속이 크게 올랐다. 최고 150~151km을 찍었고, 평균 140km대 중~후반까지 나온다.
단, 중요한 시점에선 장점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승부가 크게 벌어진 시점에선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자기 기량을 보여주는 모양새다. 올 시즌 24경기서 1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5.90. 일단 KIA는 김도현의 올 시즌 활약을 긴 호흡으로 지켜본 뒤 장기적으로 활용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이범호 감독은 13일 광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군대 갔다 와서 첫 해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도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필승조가 조금 힘들었을 때 필승조로도 투입을 시켜봤고 지는 경기에 길게 던지는 것도 시켜봤고 짧게 써야 할 때도 써봤는데, 본인이 더 욕심을 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범호 감독은 “어떤 선수든 마찬가지지만, 필승조에 자꾸 들어오려고 하고, 강한 구위를 보여주면서 좋은 피칭을 자꾸 보여줘야 젊은 좋은 투수를 더 좋은 위치에서 쓸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 그런 상황이 빨리 만들어지기를 바라고 있고, 구위 자체는 문제가 없는 걸로 보인다. 본인이 좀 더 노력하면 1~2년 내에는 충분히 필승조를 하든 더 좋은 보직을 맡든 우리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젊은 투수가 하나 생길 것이다”라고 했다.
어쨌든 150km을 찍은 군필 투수를 그냥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장 KIA 마운드는 선발진에 이의리와 윤영철이 빠졌고, 불펜에도 정해영과 최지민이 없다. 정해영과 최지민이 곧 돌아올 수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당장 다양한 활용법을 생각해볼 만하다. 현재 마운드 사정을 보더라도, 미래를 보더라도 김도현이 지금의 추격조로 남는 건 KIA에도 본인에게도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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