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NOW 구독중] "역사, 아는척 해볼래?"…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세계역사·지리 등을 쉽게 풀이 후 설명
화면 품질 뚫는 매력 있는 목소리 장점
아는척 할 수 있는 편안한 수준 강의
출판·대외 채널 등 다양한 콘텐츠 참여
《희대의 NOW 구독중》
역사 유튜브 '두선생의 역사공장'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2007년 스마트폰과 개방형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바야흐로 미디어의 본격적인 분화가 시작됐다. 언제 어디서나 내 손안에 미디어를, 컴퓨터를 들고 다니게 되면서 매스미디어(mass media)에서 마이크로미디어(micro media)로 미디어의 유형이 변화를 맞게 된 것. 이 분화는 현재 진행형이며 3년 후면 강산이 두 번 변한다는 20년 차에 이른다. 단 몇 초 만에 원하는 정보, 콘텐츠를 얻어낼 수 있는 이 시대, 사람들은 더 똑똑해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 학자도 있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이자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는 정보 기술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며 이에 관한 칼럼을 발표해왔다.
그의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출간된 지 벌써 10여 년이 훌쩍 넘었지만 대중의 공감 때문일지 현재도 양서로 꼽힌다.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에 거대한 변화가 생기면서 지식의 깊이보다는 효율성과 속도가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닌지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반면, 미디어에 다양한 경로가 생기면서 자신의 눈높이와 취향에 맞는 정보와 콘텐츠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 또한 넓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좁고 깊기보다 넓고 얕은 것을 취하고 싶다면 그 또한 선택 가능한 지식의 범주라는 것. 현시대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과 '아는 척하기' 트렌드의 인기가 이를 증명한다. 오히려 이러한 경향이 유튜브와 같은 분화된 미디어에서 부담 없이 교양 콘텐츠를 즐기는 팬층을 형성한 배경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과거 매스미디어 시대라면 특별기획이나 다큐멘터리로 접해야 했을 장르들, 역사, 과학, 정치, 경제 등 교양 콘텐츠들이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를 구가하게 된 데는 '지대넓얕'과 '아는 척하기'선에서 이를 쉽고 편하게 풀어 전달해주는 재주꾼 크리에이터들의 등장과 약진이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나 그 방대하고 복잡한 지식의 양 때문에 일단 접근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는 역사, 세계사는 그렇기에 입문만 해낸다면 더더욱 '아는 척하기'에 좋은 분야기도 하다. 이 난제를 속 시원히 풀어줄 적임자를 '희대의 NOW 구독중'이 만났다. 역사 채널 '두선생의 역사공장'의 한영준 크리에이터다.
두선생이라는 채널명은 한영준이라는 그의 본명과는 얼핏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연원을 물었더니 심증만 있었던 애독자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한자어인 '머리 두(頭)'가 맞으며 어릴 적부터 남달리 큰 두상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 '대두'에다 자신이 다룰 주 콘텐츠 분야를 '역사'로 삼은 만큼 '머리 큰 선생님이 알려주는 역사 콘텐츠 공장'이라는 의미로 쉽게 지은 채널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역사 콘텐츠를 남달리 좋아하고, 남들에게 지식을 공유하는 교수법을 배운 사범대 전공생이라는 것 외에 현실은 매일 격무를 소호해야하는 직장인이며, 영상 제작 전문 지식이라곤 하나도 없는 초짜 유튜버에게 콘텐츠 제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 어떤 카메라, 조명, 마이크, 혹은 배경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모르는 이 초보 크리에이터의 선택은 칠판이었고, 판서였다. 좋아하는 걸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전달하겠다는 것. 역사 공부를 좋아하고, 학창시절부터 전공 때까지 제일 편안한 칠판이 그의 콘텐츠 주제이자 제작방식이 된 것이다. 그래서 화질이며, 음질, 어두컴컴한 칠판 배경에 딱딱 소리나는 분필 판서까지… 초기 이 채널의 콘텐츠는 말 그대로 가내수공업 그 자체였다. 아마도 콘텐츠의 외견만 보고 이 채널을 판단할만한 MZ세대들이라면 그들 표현대로 걸렀을 법한 품질이었다. 그러나 낭중지추. 그의 내공과 진심은 이런 환경(?)속에서도 애독자들을 만들어 낸다. 물론 필자도 그중 한 사람이다. 이제는 이 포맷이 이 채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으니 1인 미디어에서 정작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역시 잘 알려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의 채널이 주목을 받은 것은 칠판 위에 대륙을 그리고 이 대륙, 국가, 문명들의 역사적 배경을 강과 산맥 등 지리를 통해 설명한 주요 콘텐츠들 때문이었다. 칠판에 대충 그린 듯한 지도로 미국, 중국, 유럽, 중동 등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지리라는 배경으로 원인과 결과를 안내하는 카랑카랑한 그의 목소리는 화면의 품질을 뚫고 나오는 매력이 있다.
또 하나 특징은 그의 설명은 너무 깊지 않게, 적당히 아는 척할 수 있는 수준을 지킨다는 것. 두선생도 '아는 척'이라는 단어를 가끔씩 쓰는 편이다. 실제로 깊은 내용을 다루기 보다는 지인들과 대화하면서 가볍게 아는 척할 수 있는 내용 들을 전달해준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부담없이 몰입해 시청할 수 있는 것이 이 채널의 특징이다. 이렇게 인기를 더하다 보니 출판 요청도 있었고, 대외 채널에도 적잖이 얼굴을 비추는 인플루언서 대열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크리에이터들의 딜레마를 그도 피할 순 없었다. 2년여 전 '희대의 NOW 구독중' 인터뷰를 앞두고 돌연 그가 고사를 했던 기억이 있다. 말 그대로 '번 아웃'이 왔던 시기였다고 한다. 직장인이라는 기본적인 생활인의 역할에 정기적인 콘텐츠 제작, 대외 활동까지 한꺼번에 몰려온 변화에 힘겨운 시절을 겪었다 한다. 그렇지만 MBTI로 보자면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과 항상 만나고 싶은 ENFP에 가까운 성격은 이 시기를 곧 이겨내고 다시 시청자들과 교우한다.
그 사이 결혼, 그리고 육아라는 새로운 환경에 놓이며 이를 콘텐츠와 연결하는 시도도 마다하지 않는다. 얼마 전 선보인 콘텐츠에는 직접 자신의 아이와 함께 출연해 인류의 육아와 관련된 문화 인류학도 다루었다. 책도 냈다. 책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출간 이후 역사 크리에이터로의 인지도가 더 넓어지며 동 분야 유명연구자와의 합동방송, 지상파 방송의 교양 코너 고정 출연까지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변화를 그는 우리나라 유저들의 달라진 교양 콘텐츠에 대한 선호 니즈로 읽었다. 과거 연대별, 인물별 암기위주의 역사 학습으로 익숙했던 세대에서 이제 국내 역사는 물론 세계사 전반의 변화를 맥락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시청자들의 니즈가 형성된 것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취향을 1인 미디어가 맡아주면서 이러한 역할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관심을 받고 새로운 콘텐츠 장르로 발전한 것 같다는 의견이다. 국민소득이 올라가면서 국민들의 활동 영역이 전 세계로 넓어짐에 따라 교양의 영역도 함께 성장 중이 아닌가라는 그의 의견에 매우 공감한다.
가정과 직장,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다종다양한 일들을 슈퍼맨처럼 해내고 있는 그에게 물었다. 그 중 최우선이 무엇인지. 콘텐츠라고 했다. 창작하는 사람들은 못 말린다는 것을 거듭 이 슈퍼맨을 통해 거듭 확인했다. 한편으론 시청자의 선호 트렌드와 자신이 추구하는 콘텐츠 스타일 중 어느 것이 우선이냐고도 물었다. 그는 이 부분에는 단호했다. '두선생의 역사공장'은 자신에게 일종의 '수업노트'라고 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이터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최애 학문인 '역사'를 공부하며 기록하는 연구자, 학생으로서의 세계관은 이어가고 싶다는 것. 이 질문의 정답은 우리가 고민할 필욘 없을 것 같다. 우리는 그저 그가 밤새 공부해 풀어 전해주는 아는 척하기 딱 좋은 그의 콘텐츠를 즐기면 그만인 것이다. 유튜버 '두선생'과의 지면에서 못 담은 이야기는 곧 공개될 '희대의 NOW 구독중' 유튜브에서 살펴보시기 바라며 책 제 2편을 준비 중이라는 앞으로도 여전히 바쁠 그와의 만남은 한 줄 서평으로 대신한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 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 보석 같은 콘텐츠와 인물까지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희대의 NOW 구독중' 한 줄 서평.
"역사, 세계사~ 두선생의 유튜브와 지도라면 아는 척 척척!"
1인 미디어 생태계 곳곳을 누비는 '희대의 NOW 구독중'. 다음은 또 어떤 채널, 어떤 인물들과 만날지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
이희대 광운대 OTT미디어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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