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핫 클립] 악마가 숨는 그 곳 ‘합병 비율’…이번엔 두산 차례인가
어느 분야건 '잊을만하면' 튀어나오는 이슈가 있습니다.
재벌 쪽에선 '합병 비율'이 그 중 하나입니다.
이 회사와 저 회사를 합칠 때, 양쪽 주식의 가치를 얼마로 칠 거냐의 문제인데, 툭하면 논란이 됩니다.
이번엔 두산 차례입니다.
논란의 중심은 '두산밥캣'입니다.
지게차, 굴삭기 등 소형 건설기계 부문의 강자입니다.
연간 영업이익 적어도 수천억 원, 최근엔 1조 원대.
현금 따박따박 버는 '캐시카우'입니다.
지난주 두산그룹은 이런 발표를 합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에 흡수합병시킨다는 겁니다.
합병비율은 두산밥캣 1, 두산로보틱스 0.63.
밥캣 주식 100주 당 로보틱스 주식 63주를 주는 거래입니다.
로보틱스는 1주에 8만 원대, 밥캣은 5만 원 대.
주가로 보면 말이 되는 비율 같습니다.
그러나 로보틱스는 매년 적자에 자산 4천억 원대지만, 밥캣은 연속 흑자에 자산이 거의 6조 원입니다.
밥캣 주주 입장에서 보자면, 알짜 건설주에 투자했다 억지로 로봇 테마주로 갈아타게 됐다는 불만이 가능합니다.
시민단체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자본시장법을 최대로 악용한 사례"라고 평했습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생각나는 대목이죠.
무수한 수사에 재판은 물론 국제중재까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건설기계의 안정적 이익을 토대로 미래 로봇 산업을 키우겠다는 게 두산의 공식 설명이지만, 합병비율이 불공정한 게 아니냐는 논란은 이번에도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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