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또 정다은?…"장시호-김영철 검사 밀회" 증언한 제보자였다
부산 KCC 이지스 소속 농구 선수 허웅이 공갈미수 등 혐의로 고소했던 마약사범 정다은(31세·여)이 국정농단 사건 당시 뒷거래 의혹 논란 당사자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지인 관계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이 영상에서 정다은은 뒷모습으로 출연해 자신의 휴대폰 기록에 남아 있는 장씨와의 메신저서비스 대화와 공유숙박어플 에어비앤비의 예약기록을 토대로 장씨의 부탁을 받고 숙박 예약을 해줬다고 증언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상반기에 장씨에게 자신이 재판받고 있는 2건의 재판에 대한 청탁도 의뢰했다고 밝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뉴탐사가 올린 영상 내용에 따르면 정다은이 장씨에게 청탁을 위해 보낸 사건목록 중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에서 재판 중이었던 건은 자신과 동성연인 관계였던 한서희 관련 위증 혐의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정다은이 2017년 7월 한서희가 마약 투약 혐의로 적발돼 재판받을 당시 "한서희가 마약 투약을 하는 걸 본 적이 없고 어떻게 투약했는지 모른다"고 허위로 진술한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됐던 사안이다. 검찰은 정다은이 전 동성연인이었던 한서희에게 마약을 투약해줬다고 보고 자신은 무관하다는 정다은의 발언이 위증이라고 판단해 기소했다.
하지만 1심을 맡은 동부지법 형사9단독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14일 "한서희가 다른 재소자와 나눈 서신을 보면 혼자서 투약이 가능하다고 발언을 한 사실이 있고, 검거 당시 일회용 주사기에 한서희의 단독 DNA(유전인자)가 검출된 주사기가 다수 있었던 점을 보면 한서희가 검거된 뒤 피고인(정다은)의 진술을 그대로 따라 진술했을 가능성과 피고인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한서희가 피고인에게 불리한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장씨에게 보낸 또 다른 한 건의 재판은 의정부지법에서 계속됐던 정다은의 2022년 마약관리법 위반 사건인 것으로 보인다.
장씨와 김 검사가 국정농단 당시 특검 수사과정에서 만나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됐다는 취지의 주장은 뉴탐사와 오마이뉴스 등이 첫 보도했고, 주된 근거는 장씨의 친한 친구였던 40대 여성 A씨의 휴대폰 녹음내용이었다. A씨의 휴대폰에 장시호 관련 녹취 파일이 있다는 소문은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 주변에서 계속 돌았고, 실제로 A씨는 이 녹취를 여러 차례 언론사 등에 제보하거나 여야 주요 인사에게 거래를 시도했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장씨와의 녹취를 제보한 A씨가 최근 논란이 된 농구선수 허웅의 전 여친 전모씨, 전씨의 동성연인 정다은과 친분이 깊다는 점도 확인됐다.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에서 전씨, 정다은과의 친분을 스스로 자랑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허웅 선수 측의 고소 사실이 보도된 후 논란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사건 당사자 중 한 명인 정다은이 정치권 주요 논란에도 익명 제보자로 새롭게 등장했단 점에서 의혹이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한편 장씨와의 사적 관계 등에 대한 녹취록 보도가 나오자 김 검사는 서울 서초경찰서에 명예훼손 혐의로 장씨를 고소한 바 있다. 허위 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장씨도 김 검사와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자 자신이 거짓말을 한 것이고 사적인 관계가 없었다는 취지로 밝혔고, 같은 내용으로 경찰에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김 검사는 뉴탐사 등에 나온 장씨와의 사적 관계 등에 대한 내용에 대해 "법적 조치를 통해 악의적인 행동에 상응하는 무거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이날(15일)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해당 의혹을 '모해위증교사 의혹'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최근 장씨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한편 허웅 전 여자친구 전씨와 정다은은 지난 12일 저녁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두해 공갈미수 혐의 등에 대한 피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허웅 측은 지난달 26일 전씨를 공갈미수와 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동성애인인 정다은을 공모혐의로 함께 고소했다.
전씨의 현재 동성애인으로 알려진 정다은은 허웅 선수에게 전씨와 공모해 3억원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함께 고소당했다. 2009년 케이블 예능 '얼짱시대'를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린 뒤 특별한 직업없이 활동했던 정다은은 남성호르몬을 맞아 현재는 남성에 가까운 외모다.
성별을 남성으로 바꾼 적은 없고 직업도 작곡가로 알려졌지만, 작곡으로 돈을 번 적은 없다고 알려졌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흥업소 종업원들의 신상을 폭로해 논란이 됐던 강남패치 사건 공범으로 검거된 바 있고, 마약관리법 위반으로도 여러 번 처벌받았다.
지난해 마약사건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뒤, 전씨와 다시 만나 허웅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다은은 전씨와 함께 지난 5월 중순 허웅 측 지인의 사무실을 함께 찾아가 허웅에게 전화를 걸게 한 뒤, 말다툼을 한 상황을 녹음해 연예매체에 전달한 뒤 이번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기 전부터 허웅 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정다은은 과거 강남패치 사건 공범이었을 뿐 아니라,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정다은의 제보로 보도했던 몬스타엑스 전 멤버 원호의 대마초 흡연 의혹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당시 정다은은 동거하던 서울 역삼동 자택 거실에서 원호와 함께 대마초를 피웠다고 주장했다. 클럽 버닝썬 총괄 이사 겸 MD 출신으로 당시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조모씨도 옥중 인터뷰를 통해 정다은 주장에 동조했다.
일련의 사건사고 보도를 거치며 특별한 직업도 없이 마약관리법 위반 상습 전과자였던 정다은은 연예매체들이 키운 '셀럽'이 됐고 이름값만 높아져갔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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