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한동훈 특검되면 당대표 못해” 한동훈 “민심·당심 흐름 못꺾어”···비방전 계속

이보라·민서영 기자 2024. 7. 1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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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상현(오른쪽부터)·한동훈·원희룡·나경원 당 대표 후보들이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충청 합동연설회에서도 당권주자들의 상호 비방전은 계속됐다. 원희룡 후보는 여론조사 1위를 굳힌 한동훈 후보에게 댓글팀(여론조성팀) 운영 의혹과 한동훈 특검 가능성을 꺼내들며 거세게 압박했다. 한 후보는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의 주의 조치를 의식한 듯 비방을 자제하면서도 “민심과 당심의 흐름을 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23일 열릴 전당대회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 간 단일화 가능성도 언급됐다.

원 후보는 이날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한동훈 후보 검증에 나선 이후로 ‘왜 이렇게 싸우냐’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제가 오죽하면 그러겠나. 특검은 반드시 저지해야만 한다. 특검은 곧 탄핵”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가 제안한 자체 해병대 채 상병 특검은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 후보와 설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원 후보는 최근 제기된 한 후보의 댓글팀 운영 의혹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빗대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여론조성팀과 댓글팀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 범죄 행위”라며 “드루킹 사건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되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야당이 한 후보의 댓글팀 운영 의혹을 한동훈 특검법에 추가해 추진하겠다는 데 대해 “이 특검에 반대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대표가 된다면 이 중대한 사법 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당대표직 수행이 불가능하지는 않겠나”라고 했다.

한 후보는 경쟁 후보에 대한 공세를 삼갔다. 그는 “앞으로 근거 없는 마타도어 대응을 스스로 최소화함으로써 전당대회가 더 이상 혼탁해지는 걸 막겠다”며 “국회에서의 싸움, 미래 걸림돌과의 싸움, 경쟁국들과의 부당한 싸움을 이겨내고 당의 화합을 이끌어 내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두고 “반성한다. 거칠었다”며 “여러분의 마음을 챙기겠다”고 했다. 지난 5월 정부의 해외 직구 규제 정책을 비판했던 것과 같이 당대표가 되면 잘못된 정부 정책에 쓴소리하고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경원 후보는 원 후보와 한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한 후보에 대해서는 “또 1년짜리 당대표를 뽑으면 1년 뒤에 비상대책위원회 하나, 전당대회 하나. 지긋지긋하지 않나”라며 “대권 욕심 때문에 대통령과 각세우고 분열하는 사람, 민주당에 빌미주는 후보는 위험하고 불안하지 않나”라고 했다. 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해 ‘국정농단’ ‘당무개입’을 거론한 것을 두고 “어디서 많이 들어보셨지 않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혐의를 씌운 그 단어”라고 했다.

그는 원 후보에 대해 “갑자기 나온 후보도 마찬가지”라며 “갑자기 나온 후보가 대통령에게 할 말 하겠나. 제가 대통령이 잘하는 건 팍팍 밀어드리고 잘못한 건 쓴소리 팍팍 해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윤상현 후보는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총선백서 발간이 미뤄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지난 총선을 지휘한 한 후보에 대한 책임론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총선이 끝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총선백서 하나 못 만드는 당에 어떻게 미래가 있나”라며 “궤멸된 참패 앞에 분노하고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 분노하고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분노하자”라고 했다.

전당대회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됐다. 원 후보는 연설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야당의 탄핵 음모에 대통령을 던져놓는 것을 막기 위한 건 세 후보가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필요한 세 후보는 힘을 합칠 수 있다”고 했다. 나 후보도 “선거를 하다 보면 전체적으로 어떤 게 가장 큰 대의인가를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원 후보가 자신을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묻자 “저를 돕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 후보는 “단일화는 자유”라면서도 “어떤 정치 공학이나 정치적 기술이 민심이나 당심의 흐름을 꺾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한 후보가 자체 여론조사에서 과반 지지율을 얻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두고 경쟁 후보들은 날을 세웠다. 원 후보는 “중대한 범법 행위”라며 “선관위가 선거 규정대로 하지 않는다면 선관위가 왜 존재하나”라고 했다. 나 후보는 “여론조사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선관위가 입장 밝히는 게 맞다”며 선관위의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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