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 각인시킨 결정적 장면… 바이든 대선전략 급선회 [트럼프 피격 후폭풍]
공화당 전당대회 '트럼프쇼' 예고
언론들 "대관식 방불케 할 것"
다급한 바이든, 통합 메시지 띄워
트럼프 비판 TV광고 등 중단
■"전당대회는 트럼프 대관식 장소"
14일 CBS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당대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되고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가 발표되는 일정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CBS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2400명의 대의원을 통한 투표에서 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되고 18일 후보 수락연설을 할 예정이다. CBS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이후 세 번째로 당의 지명을 수락하면서 (전당대회는)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전당대회에 '트럼프 쇼(Trump show)'란 이름을 붙이고 "대관식을 방불케 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정치과학 교수는 14일 채널뉴스아시아(CNA)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 흘리는 가운데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인 것은 11월 대선에서 승리를 하기 위한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으로 결과를 확정시켰다고 했다.
그는 이번 암살 시도로 트럼프 지지층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MAGA)' 세력이 자신들이 포위된 것으로 간주하면서 더 결집할 것으로 예상했다. 암살 위기를 모면한 것을 계기로 트럼프가 그의 지지자들에게 순교자처럼 보일 것이며,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켈리 교수는 전망했다.
CNA방송은 총격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이 언론과 SNS를 통해 강하고 두려움이 없고 회복력을 뚜렷하게 보여줬다며 11월 대선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시드니대의 미국연구센터 연구원 벤저민 라일리는 CNA방송에 출연, "앞으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강한 우세를 보이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바이든 대통령과 비교해 강하게 보여왔던 트럼프가 이번 충격적인 상황에서도 재확인시킴으로써 지지자들에게 확신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버펄로대 정치학 부교수 제이컵 나이하이즐은 "앞으로 귀에 반창고를 붙인 트럼프의 장면이 자주 반복돼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카이뉴스 또한 트럼프가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쥐고 "싸우자"고 외치며 지지자들에게 그의 기개를 확인시켰다며 이번 대선운동 기간 가장 기억될 장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피격 후 보인 행동이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은 대선전략 변경
트럼프 대세론이 부각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대선 전략을 '통합'으로 변경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피격 이후 '사법 리스크'와 '독재적 면모' 등 강한 압박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중점을 둔 TV 광고와 정치적 선전을 중단했다. 예정됐던 '공화당 텃밭' 텍사스주(州) 방문계획도 취소했다.
그 대신 바이든 대통령은 '통합'의 메시지를 띄우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극단의 정치로 인한 정치인(트럼프) 테러가 일어났다고 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민족주의 등과 대비해 '민주주의 수호 및 부흥'을 최대 가치로 삼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미지와도 상통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을 겨냥해 방영될 NBC뉴스 인터뷰에서도 정치적 폭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비전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발언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선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BC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한 베테랑 민주당 컨설턴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으로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주먹을 불끈 쥔 강인한 모습을 남긴 가운데 "대선은 어젯밤 끝났다"고 평하기도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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