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사람이 다 야구장에 있어요” 막강 팬덤 전폭 지원, KIA는 진짜 야구 잘해야 한다

김태우 기자 2024. 7. 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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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KBO리그 흥행 돌풍을 선두에서 견인하고 있는 KIA는 관중 동원과 상품 판매에서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 챔피언스필드는 올 시즌에만 이미 18번이 매진된 상황으로 개장 후 최고 기록(2017년 10회)를 넘어섰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앞에는 경기 시작 4시간 전임에도 제법 많은 팬들이 찾아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찍 경기장에 온 목적은 각자 달랐다. 팀 스토어 앞에 긴 줄이 섰고, 경기장 전경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는 팬들도 있었고, 원정팀 SSG 버스가 들어오길 기다리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야구 팬이라고 밝힌 한 택시 운송 종사자는 “오늘 야구 경기가 있느냐”고 물은 뒤 그렇다는 답에 “오늘 장사 안 되겠다”고 웃어 보였다. 이 종사자는 “원래도 그랬지만 올해 야구 인기가 더 많아졌다. 광주 사람들이 다 야구장에 있다. 이 사람들이 돌아다녀야 우리도 장사를 하는데 몇 시간씩 그곳에 죄다 몰려있으니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과장이 조금은 섞였겠지만, 올해 KIA의 관중 동원 페이스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예매 추이부터 매진을 예감한 이날 경기는 시작 한 시간 전을 앞두고 2만500석이 모두 팔려 나갔다. 시작을 앞둔 경기장은 수많은 팬들로 북적였다. 올 시즌 KIA의 18번째 만원 관중이다. 이미 2017년 챔피언스필드가 개장한 이후로는 신기록을 쓴 상태다. KIA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매진 기록은 2009년의 21회로 이도 경신 초읽기에 들어갔다. 당시는 1만3400석의 무등야구장을 홈으로 썼다. 지금은 관중석 규모가 더 크다.

KIA는 14일 현재 홈 42경기에서 74만6443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지난해 같은 경기 기준보다 무려 74%가 증가했다. 리그 평균인 32%를 훌쩍 웃도는 리그 최고 증가율이다. 평균 관중은 1만7772명에 이른다. 130만 관중 동원 페이스다. 리그 최고는 아니지만 도시 규모를 생각해야 한다. 지방 대도시라고 해도 부산이나 대구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도시다. 게다가 원정 팬들이 많은 구조는 아니다. 폭발적인 ‘팬심’을 읽을 수 있다.

원정은 말할 것도 없다. 수도권 구단 관계자들은 KIA와 주말 3연전을 대목 중 대목으로 친다. 홈 관중들에 밀리지 않는 동원력을 자랑하기에 경기장이 가득 차는 경우가 많다. 실제 10일 잠실 LG전은 평일임에도 그 넓은 잠실구장 표가 다 팔려 나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원래 많은 LG팬들에 KIA 팬들이 합세한 결과다. KIA 선수들은 “어디가나 홈에서 경기를 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자부심을 입에 모은다.

올해 야구 인기가 좋아져 모든 구단들의 흥행 호조를 이어 가고 있기는 하지만, KIA의 이런 유별한 증가율은 단순히 그런 흐름으로 설명할 수 없다. 결국 성적이다. KIA는 올 시즌 거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매번 경기력이 마음에 들 수는 없어도 1위 독주에 팬들은 신이 났다.

그 결과 구단 수입도 크게 늘어났다. 단순히 입장권 판매 매출만 52% 늘어난 게 아니다. 구단 관련 상품 판매도 급증했다. 구단들은 보통 전년 판매량을 기준으로 새해 계획을 짠다. KIA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구단 상품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조기에 완판됐고, 심지어 유니폼 등 인기 상품은 수급이 안 돼 팬들이 오랜 기간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정확한 집계는 아니지만 전반기 판매량만 해도 지난해 전체 기간의 판매량에 육박한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업체가 기계를 새로 하나 더 들여와 밤낮 없이 라인을 돌리고 있는데도 물량을 맞추기가 힘들다”고 팬들의 성원에 감사해 했다.

▲ KIA가 올해 선두를 지키는 원동력 중 하나는 항상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그 뒤에 있다 ⓒKIA타이거즈

선수들이 이런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건 결국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성적을 내는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를 달려왔기에 사실 이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이 큰 것도 사실이다. 원래 마라톤도 선두 뒤를 바짝 쫓는 선수가 선두보다 더 편하게 레이스를 한다. 그러나 KIA는 몇몇 악재에도 선수단이 똘똘 뭉쳐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들이 이런 상황을 즐기려고 하는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항상 등 뒤에 있는 팬들의 함성이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지자체도 이런 호재를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비 물결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광주 지역 외에서도 많은 팬들이 야구를 보러 광주를 찾는다. 이들은 보통 1박2일, 2박3일 일정으로 야구도 보고 광주 지역도 즐기는 코스를 짠다. 당장 이들이 지출하는 숙박비·식비만 해도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적지 않다. 도시의 긍정적인 이미지에도 영향을 준다. 흥행을 이어 갈 수 있도록 각종 행정적인 부분을 지원하고, 기본적으로 매번 혼잡한 주변 교통부터 정리에 나서는 등 야구 열기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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