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백일해 크게 유행, 직전 대유행 시기보다 환자수 24배 많아··· “예방접종 신경써야”
발작성 기침이 특징인 호흡기 질환 백일해가 올해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 백일해 대유행이 있던 2018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배나 많은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질병관리청 ‘백일해 발생 현황’ 자료를 발표하고 올해 들어 이달 6일까지 올해 백일해 환자 수가 6986명으로 2018년 같은 기간 환자수(298명)에 비해 24배나 많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백일해 환자 수(292명)보다도 24배 높은 수치다.
백일해 환자는 올해 4월 중순부터 늘기 시작해 6월부터 급격하게 증가했다. 27주차(6월 30일~7월6일)에만 1574명이 발생하며 유행 중이다.
백일해는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7~19세 사이 소아·청소년 환자가 전체 환자의 91.9%(6422명)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13~19세 환자가 전체의 59.1%(4126명)로 가장 많았고, 7~12세 환자가 32.9%(2296명)다. 지역별로는 경기(1594명, 22.8%), 경남(1455명, 20.8%) 인천(946명, 13.5%), 서울(678명, 9.7%)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이름은 100일 동안 기침(해·咳)을 할 정도로 증상이 오래 간다는 데서 유래했다. 잠복기는 4~21일(평균 7~10일)이며 발작적인 기침과 ‘웁’하는 숨소리를 보이는 것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전염력이 다른 소아 감염 질환보다 강해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고, 항생제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 기침이 멈출 때까지 최소한 3주 이상 격리해야 한다.
질병청이 올해 백일해 신고환자 2173명을 역학조사해 분석한 결과, 환자 대부분(99.4%)에게서 기침 증상이 있었다. 발작성 기침(21.5%)과 ‘웁’하는 숨소리(16.7%)는 일부 환자에게서 발견됐다. 역학조사 결과 환자 평균 연령은 16.1세, 증상발생일부터 진단까지는 평균 3.8일이 걸렸다. 전체 환자의 21.6%의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양진선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한국은 백일해 예방접종률이 높고 비교적 초기에 진단돼 치료를 받기 때문에, 백일해에 걸린다고 해도 발작성 기침이나 ‘웁’ 소리같은 심한 증상을 겪는 비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지난 2011년 이후 사망자 집계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1명도 없다.
백일해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양 과장은 “백일해는 3~5년을 주기로 자연적으로 유행하는데, 코로나19 기간 동안에는 유행 없이 지나갔다가 올해 들어 크게 유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빠른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접종을 제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일해는 백신(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DTaP)으로 예방할 수 있다. 생후 2개월과 4개월, 6개월에 3차례 기초접종이 실시되며 생후 15~18개월, 4~6세, 11~12세, 매 10년마다 추가접종을 맞는다. 질병청은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1세 미만 영아, 만성폐질환 등 고위험군, 영아 돌봄종사자, 65세 이상 성인, 임신부(3기)는 특히 백일해 백신 접종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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