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고강도 혁신 방안 마련하라".. '여론 무시' 대한축구협회, 정치권 간섭 부르나

강필주 2024. 7. 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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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공항, 김성락 기자] 1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07.15 / ksl0919@osen.co.kr

[OSEN=강필주 기자] 여론을 무시하고 나홀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대한축구협회가 정치권의 간섭을 부르고 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명보 감독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선임한 대한축구협회(KFA)에 대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한 납득할 만한 해명과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 국정감사 시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사실관계를 철저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뉴스1 등이 일제히 전했다. 

마침 이날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홍 감독은 공항 인터뷰에서 "지금 있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을 어떻게 하면 강한 팀, 좋은 팀으로 만들어가느냐가 제 머릿속에 가장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면서도 "물론 많은 분의 걱정과 기대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제 인생 마지막 도전에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OSEN=인천공항, 김성락 기자] 1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07.15 / ksl0919@osen.co.kr
[OSEN=울산, 이석우 기자] 1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울산 HD와 FC 서울의 경기가 열렸다. 울산 HD는 논란끝에 국가대표 감독으로 간 홍명보 전 감독 대신 이경수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첫 경기를 지휘한다. 울산 팬들이 플래카드를 펼치고 축구협회를 질타하고 울산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2024.07.13 / foto0307@osen.co.kr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울산 HD를 지휘하던 홍명보 감독을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5개월이 지난 후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부터 대표팀 감독 선임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홍 감독과 2027년 1월 아시안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그 과정이 문제가 됐다. 협회는 지난 5개월 동안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전력강화위원회를 여러 차례 열고 후보들과 접촉했다. 하지만  정해성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이 사퇴하는 등 파행 끝에 홍 감독을 택했다. 더구나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애초 외국인 감독보다는 국내 감독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던 정황이 폭로되면서 대한축구협회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OSEN=박준형 기자]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이사 주재로 홍명보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내정 관련 브리핑이 진행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 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대표팀을 이끌면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홍 감독은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하게 됐다.이임생 이사가 질문을 듣고 있다. 2024.07.08 / soul1014@osen.co.kr

홍 감독 선임 과정 역시 도마에 올랐다. 후보였던 다비트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이나 거스 포옛 전 그리스 감독과 달리 이임생 이사가 직접 홍 감독을 찾아 읍소했고 형식적인 면접조차 없이 설득한 것이 알려졌다. 홍 감독 역시 바로 전날까지 감독직을 거부하던 것과 달리 하루도 되지 않아 태세를 전환하면서 울산과 K리그 팬들에게 배신감을 안겼다.

이는 협회의 앞선 논란과 엮여 여론을 심각하게 악화시켰다. 협회는 지난해 3월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및 번복 사건을 비롯해 시스템을 무너뜨린 정몽규 회장의 독단적 클린스만 감독 선임, 아시안컵 기간 중 대표팀 선수간 불화와 이례적인 협회의 인정, 황선홍 임시 감독 선임과 올림픽 10연속 본선 진출 실패 등 굵직한 문제점들이 꾸준하게 불거졌다. 

특히 박주호의 발언을 두고 협회가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면서 은퇴한 축구스타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나를 포함 우리 축구인들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우리는 행정을 하면 안 된다. 당분간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강하게 질타한 이영표를 비롯해 이천수, 이동국, 박지성, 조원희 등이 협회 비판 대열에 섰다. 

결국 이런 좋지 않은 여론은 정치권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축구에 정치가 관여할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 등의 제재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스스로 자정 능력을 잃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 한국 축구의 위상이 실추될 수 있다. 일부 팬들은 정치권의 간섭을 통해서라도 현 협회의 잘못된 문제를 바꿔 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승수 의원은 축구협회에 투입되는 300억 원 규모의 예산에 대해서도 "축구협회 예산이 큰 부분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국정조사 출석 요구라든지 다른 쪽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면서 "상당히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페널티를 줄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OSEN=최규한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를 마치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해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했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비롯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2024.02.16 / dreamer@osen.co.kr

또 김 의원은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 "절차적 하자와 불투명한 선임 과정, 그리고 홍 감독 개인의 심히 부적절한 과거 행적과 자질에 대해 우려한다"며 "축구협회는 규정에도 없는 전력강화위원회 권한 위임을 통해 몇몇 사람들의 자의적인 결정으로 감독 선임을 단행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번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은 절차적 하자가 명백한 만큼 반드시 재검토가 필요하다"라며 "대한축구협회의 능동적인 조치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나서서 필요한 축구협회의 대대적인 고강도 혁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OSEN=인천공항, 김성락 기자] 1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4.07.15 / ksl0919@osen.co.kr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대한축구협회가 정몽준, 정몽규 등 정씨 집안의 사유물인가. 대한축구협회장 정몽규의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서울올림픽부터 도쿄올림픽까지 32년 동안 빠짐없이 출전했던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는 정몽규 체제가 낳은 한국 축구 대재앙"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어 "축구협회가 사유재산인 양 움켜쥐고 끝까지 협회를 장악한 정몽규가 보인 국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작태는 축구 팬들의 인내심을 한계상황까지 몰아넣었다"고 지적한 양 의원은 "클린스만, 황선홍, 김도훈, 홍명보로 이어지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해촉, 임시감독 체제 그리고 최근의 감독 선임으로 이어지는 축구협회의 행정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라며 "더 이상 축구 팬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같은날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 "대한축구협회의 태도는 이제 황당하기까지 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절차에 대한 국민들의 의문에는 귀를 닫고 있다가 자신들의 내부 소식을 외부로 고발하자 선택적으로 귀를 열고 예민하게 대응한다"면서 "외부로부터 견제받지 않을 때, 폐쇄된 권력층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안하무인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또 "축구협회는 자성할 수 없다. 이제 협회에 대한 공적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에 요구한다. 두 차례에 이어 엉망이 된 축구 국가대표 감독 선발과정에 대해 조사 및 감사를 추진해주시라.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확한 절차 개선과 투명성 확보의 토대를 마련해주시라. '국가대표'가 특정 누군가가 아니라 진정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도록 개입 및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OSEN=최규한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1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하며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회의결과 발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임원진이 회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2024.02.16 / dreamer@osen.co.kr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대한축구협회에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 등을 제출하라고 전했다. 하지만 협회는 "회의 내용 중 연봉 등 협상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위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 보장을 위해"라는 이유로 회의록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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