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은 여전히 멈춰있어”…오송 참사 1주기 추모제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인 15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추모제가 진행됐다.
오송참사 유가족·생존자협의회,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진행한 이날 추모제에는 오송 참사 유족들과 시민단체, 국회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오송지하차도 참사를 상징하는 초록색 리본 배지를 단 참석자들은 추모제에 앞서 묵념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최은경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갑작스러운 참사로 유족들은 1년 전 이 자리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나보냈다”며 “1년이라는 막막한 시간이 흘렀지만 진상규명은 사고 당일에 멈춰있다”며 울먹였다.
이어 “오송 참사는 막을 수 있었던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친 참사지만 수사당국은 봐주기식 수사로 정치권 눈치만 보고 있다”며 “국회가 여야 합의로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해달라”고 촉구했다.
홍성학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기억하지 않는 사회는 과거 실패를 되풀이한다는 점, 기억하고 또 기억하겠다”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자에게 합당한 책임이 주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제에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공연과 추모시 낭송도 이어졌다. 희생자 극락왕생 기원제도 마련됐다. 추모공연에서 오송 참사 당시를 보도하는 뉴스음성이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자 일부 유족들은 오열하기도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이날 추모제를 찾았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은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과 무대책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정부가 제대로 나설 수 있도록 국회가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오송 참사 1년이 지난 이날도 궁평2지하차도는 여전히 통제된 상태다. 이 지하차도에는 바닥에 15㎝ 이상 물이 차면 차량의 진입을 막는 진입차단시설과 2.4㎞ 길이의 노란색 구명봉(핸드레일)이 새롭게 설치됐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안전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핸드레일의 높이가 1.5m 정도로 어린아이가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높고, 범람을 막기 위해 쌓은 미호강의 제방도 부실하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충북도는 안전시설 등을 보강해 8월 중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7월15일 오전 8시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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