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稅 만들자"…제1회 대한민국 인구 페스티벌 개최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2024. 7. 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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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보건복지협회, 15일 국회 저출생·축소사회 대응포럼과 공동주최
"아이돌봄서비스, 대학 강의 편입해 젊은 돌봄 인력 유입하자" 제언도
"저출생 반전 위한 新도약 위해 정책참여 확산에 지속적으로 앞장설 것"
제1회 대한민국 인구 페스티벌에서 사진 부문 대상작으로 뽑힌 '막내의 갈증'(강미자씨). 인구보건복지협회 제공


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공식화한 가운데 초저출생 문제 대응을 위한 민·관 협력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15일 국회에서 개최한 '인구 페스티벌'에서는 저출생 정책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일·가정 양립' 관련 별도 세제 도입 등의 다양한 정책적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저출생·축소사회 대응 포럼과 공동 주최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와 보건복지부, 전국 16개 지자체가 후원한 '제1회 대한민국 인구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마쳤다.

앞서 지난달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저고위 본회의에서 범부처 '저출생 추세 반전 대책'을 발표한 정부는 저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는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등 3대 핵심분야를 중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정부는 '선진국 수준'의 일·가정 양립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자녀 양육시 필요한 시기 충분한 육아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 등을 '눈치 보지 않고' 쓰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1회 2주 단위의 단기 육아휴직 신설, 육아휴직기 소득대체율 인상 등과 함께 시간제 보육기관 3배 이상 확대 등 촘촘한 돌봄체계 구축도 약속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열린 대한민국 인구 페스티벌은 이 같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인구변화 및 저출생 대응'을 주제로, 지난 4월 30일~5월 26일 △사진 △영상 △정책제안 등 총 3가지 공모를 진행했다.

응모 작품들은 주제적합성, 작품성, 활용성 등을 기준으로 전문심사위원들의 심사를 통해 최종 48점(사진 21점·영상 21점·정책제안 6점)이 선정됐다.

제1회 대한민국 인구 페스티벌에서 영상 부문 대상작으로 선정된 윤이정 학생의 '관심과 사랑이 가족을 만듭니다' 중 한 장면. 인구보건복지협회 제공


이날 행사는 '저출생 반전을 위한 새로운 도약' 퍼포먼스와 수상작 하이라이트 영상 시청, 시상식 순으로 이어졌다.

정책제안 분야는 수상자들이 본인이 제안한 정책을 직접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대상작의 영예는 대학생들(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이승희·연세대 중어중문학과 최시은)이 합심한 '더블 시옷(Double Siot)' 팀의 '아이돌봄서비스' 통합개선 정책에 돌아갔다.

더블시옷팀은 여성가족부가 아동의 안전 보호, 부모의 일·가정 양립, 돌봄자원 창출 등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아이돌봄서비스와 관련, 평균 대기기간이 최장 3개월에 이르는 '수요와 공급의 괴리'를 최우선 문제로 꼽았다. 또 만 55세 이상이 63.2%에 달하는 아이돌보미의 고령화, 아이돌봄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의 불편함 등도 지적했다.

학부생인 이들은 아이돌보미 양성 교육을 대학 강의에 편입시키자는 제안을 내놨다. 학점 인정을 통해 젊은 인력 공급을 촉진하잔 취지인데, 1년에 걸쳐 2학점을 제공하고 대학이 위치한 지자체와 연계해 돌봄 인력이 필요한 지역 보육원 등과 대학생들을 연결해 주자는 발상이다.

이와 함께 '마을별 육아챗(Chat)' 도입도 제언했다. 아이돌보미와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한 부모의 다(多)대다 '톡방'을 만들어 긴급돌봄 수요를 해소하고 낯선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이다. 아이돌봄서비스 앱도 개선해 사용자 증가를 통한 사용질 제고를 도모하자고 밝혔다.

최우수상 수상자인 장효정씨(한양대 고령산업융합학과)는 일·가정 양립 정책의 보편성을 높이기 위한 '일·가정 양립세' 도입을 제시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의 제도가 있긴 하나 사용률이 저조할 뿐 아니라, 집단 간 격차가 확연해 정책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다.

장씨는 "현재 일·가정 양립 정책은 고용보험 중심의 분절적 설계로 인해 광범위한 사각지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성별·계층별 출산율 격차가 '저출산 고착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형태와 무관하게 '일하는 모든 부(父)와 모(母)'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고용보험료 인상 등 기존 재원조달 확충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안정적·상시적인 새로운 재원 확보 모델로 별도 세원 마련을 고려해 보자는 주장이다. 1980년대 초 학생 수가 급증하자 교육부문 투자 증대를 위해 신설된 후 영구세로 전환된 교육세 등을 참고사례로 들기도 했다.

또 장씨는 프랑스의 부모휴직수당, 스웨덴의 부모보험 등을 들어 한국도 '일·가정 양립기금'(가칭)을 특별회계 형식의 한시적 목적세로 설계하자고 부연했다.

이밖에 늘봄학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앱 '올데이봄'(최우수상, 팀 '초봄'), 인구 변화에 따른 '세대어울림 프로젝트' 정책(우수상, 대구대 의료재활학과 장석태), 청년 신뢰 기반 '만남의 기회 제공'(우수상, 노예찬) 등이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부문 대상으로는 4형제 중 막내가 물을 마시려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순간을 포착한 강미자씨의 '막내의 갈증'이 뽑혔고, 영상 부문 대상에는 경기도 안성중에 재학 중인 윤이정 학생의 '관심과 사랑이 가족을 만듭니다'가 선정됐다. 가족은 단지 부모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모, 지역사회, 국가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학생의 눈높이로 흥미롭게 표현했다는 평가다.

수상작들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협회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출생 대응, 인구페스티벌 응원 메시지'를 작성·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을 발송하는 이벤트도 오는 2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협회 홈페이지(www.ppfk.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대한민국 인구 페스티벌이 국민 모두가 일상 속 인구변화와 저출생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며 "저출생 반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인구현상에 대한 국민의 이해증진과 정책참여 확산에 지속적으로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내빈들이 퍼즐 퍼포먼스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 김상희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백혜련 의원,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배호영 육아방송 대표이사. 인보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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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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