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굳히는 트럼프 "美 하나로 모을 기회 내게 왔다"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2024. 7. 15. 1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전당대회 밀워키 르포
전통적 민주당 텃밭인데도
시민들 "트럼프 재선 탄력"
'빨간모자' 지지자 5만명 집결
24개州 경찰병력 삼엄한 경계
트럼프 18일 후보수락 연설

◆ 트럼프 암살 미수 ◆

"트럼프가 이겼다" 공화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날 "트럼프가 이겼다. 미국을 구하라"라는 구호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AP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대선 유세 도중 피습을 당했을 때에도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나. 비슷한 상황이 미국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만난 현지 주민 레이철 로어 씨(41)는 "아직 7월이기에 달라질 수 있는 것이 많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밀워키는 민주당 색이 강한 곳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도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이 많았다. 아내, 아들과 함께 빨간 모자를 쓰고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를 찾은 스티브 루즈 씨(68)는 "전날 암살 미수 사건 때문인지 흥분하기보다는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전당대회가 열리는 밀워키 도심은 붉은 옷이나 모자를 쓴 트럼프 지지자들의 행렬로 가득했다. 다만 전날 암살 시도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들뜨기보다는 조용한 분위기였다. 행사장 주변은 물론 도심 곳곳에서 무장한 경찰 병력을 볼 수 있었다. 피격 사건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을 위해 밀워키에 도착했다. 전날 부상 등으로 밀워키 방문을 이틀 정도 늦추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총격범이 일정을 바꿀 수는 없다"면서 전당대회 개막일에 앞서 현장을 찾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45분께 밀워키 미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차에 탑승한 뒤 숙소인 밀워키 피스터 호텔에 여정을 풀었다. 피스터 호텔은 행사장인 파이서브 포럼에서 차량으로 6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다.

밀워키, 삼엄한 경계 속 전당대회 준비 14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장소인 밀워키에 대규모 병력이 투입된 가운데 행사장 주변에서 보안요원들이 경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AP통신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최악의 암살 시도"라고 평가했다. AFP연합뉴스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18일 개최되는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중 3일 차인 17일부터 전당대회에 합류하는 계획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16일 밀워키에서 1시간여 거리인 시카고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전당대회 개막일에 앞서 밀워키를 찾았다. 그는 본인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위스콘신 방문과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 했다"며 "그러나 총격범이나 암살 용의자가 일정이나 다른 어떤 것을 강제로 바꾸게 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밀워키 도심에는 이날 새벽부터 2m 높이의 펜스가 설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가 이어졌다. 도심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인 웨스트스테이트 거리에는 경찰 병력이 밀집 배치돼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오전 도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구호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문구가 적힌 빨간색 모자나 옷을 입은 지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성조기를 들고 무리 지어 걷는 지지자들도 적지 않았다.

오가는 사람보다 경찰 병력이 더 많아 보일 정도로 경계가 삼엄했다. 현장에는 밀워키뿐만 아니라 위스콘신주와 주변 주에서도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워키 경찰국은 최소 24개 주와 워싱턴DC가 경찰병력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강화된 보안에 시민들은 긴장하는 기색이다. 마이크 모저 씨(42)는 "부모님이 도심부 파이서브 포럼 인근에 살고 계시는데 보안이 생각보다 더 강화돼 걱정하고 있다"며 "밀워키 도심은 원래 여유 있는 곳이다. 지금 이런 곳이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해 4년마다 열린다. 이번 밀워키 전당대회에는 5만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추산된다.

공화당은 날짜별로 주제를 별도로 지정했는데, 전당대회 첫날은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ke America Wealthy Once Again)', 둘째 날은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Make America Safe Once Again)', 셋째 날은 '미국을 다시 강력하게(Make America Strong Once Again)', 넷째 날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Once Again)'를 주제로 행사가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직후 열리는 행사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주목도가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은 행사 마지막 날인 18일 저녁에 열린다. 일각에서는 그가 15일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밀워키 최승진 특파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