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쇼크' 스텝 꼬인 習…3중고 3중전회

끝 안보이는 내수 침체
지방 부동산 불황도 여전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마땅한 경기부양책 없어 고심
2분기 성장률 4.7% 기대 이하
소매판매도 1년반만에 최저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하는 등 내수·소비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5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경기 부양책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보다 4.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와 블룸버그가 내놓은 시장 전망치인 5.1%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지난해 3분기(4.9%) 이후 4분기(5.2%), 올해 1분기(5.3%)까지 이어졌던 성장세가 3개 분기 만에 꺾이게 됐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2.0%(전년 동기 대비)에 그치며 시장 전망치(3.3%)에 크게 못 미쳤다. 청년(16~24세) 실업률 등이 높아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지난해 6월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중국 청년 실업률은 올해부터 재학생을 제외한 새 집계 방식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14~15%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발표되면서 중국 지도부의 부담이 커졌다. 설상가상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 경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등 서방과의 패권 경쟁,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중국 경제를 이끄는 수출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자금 이탈도 문제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년 전보다 2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 하락세다. 특히 감소폭이 점차 커지고 있어 '탈중국' 기조가 명확해지는 모습이다.

15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3중전회에서 경기 부양책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그동안 부동산을 비롯해 내수·소비 진작 등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은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또다시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대다수 전문가는 보고 있다. 사실상 파격적인 대책이 나올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5년 주기로 열리는 당대회 사이에 총 7번 열리는 전체회의 중 3번째인 3중전회는 관례대로면 지난해 가을에 열렸어야 했지만, 이번에는 반년 늦게 개최됐다. 이번 3중전회에는 중앙위원 205명과 중앙후보위원 150명, 중앙기율 검사위원회 상무위원과 관련 부문 책임자들이 참석한다.

3중전회에서는 첨단 산업 주도의 '신품질 경쟁력'이나 '중국식 현대화' 등이 핵심 주제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기술 자립을 통해 미국 등 서방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구상이다.

또 재정·세제 개혁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거둔 소비세는 총 1조6000억위안(약 304조원)으로 이는 모두 중앙정부로 귀속돼왔다. 만약 중앙정부가 31개 성·시·자치구에 소비세 수입 중 상당 부분을 나눠 줄 경우 과도한 지방정부 부채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비리 문제로 실각된 뒤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으로서 부패 조사를 받아온 리상푸 전 국방부장, 탕런젠 농업농촌부장 등을 어떻게 처리할지, 친강 전 외교부장의 거취 문제 등도 논의될 수 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서울 신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