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세론 계속될까...나경원·원희룡 '막판 단일화'로 승부수?

민동훈 기자, 천안(충남)=안재용 기자, 박상곤 기자 2024. 7. 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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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천안=뉴시스] 조성봉 기자 = 나경원(오른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4.07.15.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7·23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주하고 있는 한동훈 후보를 막기 위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 간 막판 단일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대표 후보들은 충남 천안에서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를 열고 충청권 지역 당심 잡기에 나섰다. 오는 17일 경기도 고양에서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를 끝으로 전국 순회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주 중앙당 선관위가 마타도어(흑색선전)을 이어가는 한 후보와 원 후보에 대해 제재를 하면서 막말성 비방전은 잦아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한 후보에 대한 나머지 후보들의 공세는 이날도 집중됐다.

전날 상향식 공천 도입을 당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한 후보를 직격한 원 후보는 이날도 한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원 후보는 "최근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한 후보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만들기 위한 '여론조성팀'이 있었고, 심지어 '댓글 팀'까지 있었다는 폭로와 보도가 있었다"며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나 후보도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이번에 뽑는 당 대표 임기는 2년인데, 대선 출마자는 내년 9월에 관둬야 한다"며 "겨우 1년 동안, 뭘 제대로 할 수 있겠냐. 대권 욕심에 빠져 대통령을 공격하는 분열의 후보가 되면, 자중지란, 내부 충돌, 보수의 몰락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이름을 얘기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한 후보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근거없는 마타도어에 대한 대응을 스스로 최소화함으로써 전당대회를 더 이상 혼탁해지는 것을 막겠다"며 "국회에서의 싸움, 미래 걸림돌과의 싸움, 경쟁국들과의 부당한 싸움을 모두 이겨내고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후보 단일화가 이번 전당대회 선거의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여전히 한 후보는 지금의 여세를 몰아 1차 투표에서 승부를 매듭짓겠다는 구상이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연대의 가능성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단일화할 경우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나 후보와 원 후보는 누구로 단일화를 하게 될 것인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나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위적인 단일화는 아니겠으나 지금까지의 여론 추세 등에 비춰 저를 지지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앞서 나 후보는 "거친 싸움을 하기보다는 사퇴가 낫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단일화 가능성을 부인했던 나 후보의 자신감은 최근 당심의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주(9~11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해 전화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여당 지지층의 나 후보 지지율은 18%, 원 후보 지지율은 15%로 조사됐다. 2주 전 같은 조사에서는 원 후보가 19%, 나 후보가 14%를 기록했다.

반면 원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먼저) 이야기한 적이 없고 언론에서 물어보니 '열려 있다'고 불가피하게 말한 것이 전부"라며 "돕게 되면 나 후보가 저를 돕게 될 것"이라고 했다.

두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은 1차 투표보다는 2차 결선 투표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읽힌다. 1차 투표에서 한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한 뒤 2차 결선투표에서 연대를 통해 승리하겠다는 전략이다. 1차 투표까지 완주해야 1위 표를 나눠가질 수 있다는 계산도 담겼다. 나 후보는 전통 보수층을, 원 후보는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 성향의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정책통이자 수도권 당심을 기반으로 하는 윤 후보까지 가세하면 2차 투표에서도 해볼 만 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한 후보 측은 1차 투표에서 65% 이상의 득표를 받겠다는 목표다. 최근 여론조사면 보면 한 후보의 독주 체제는 더욱 공고해진 상황이다. 지난주 한국갤럽 기준으로 한 후보에 대한 여당 지지층의 당 대표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2%P(포인트) 오른 57%였다.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이 이어졌지만 되려 지지율이 상승한 상황이다. 한 후보 측은 이번 주 경쟁 후보들의 거센 네거티브 공세를 예상하지만, 직접적인 맞대응보다는 정책과 비전으로 독주 체제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한 원로 인사는 "1차 투표에서 확실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전당대회 투표라는 것이 일반 선거와는 다르다는 측면에서 결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이번 전당대회의 경우 결선투표까지 5일이라는 시간이 있는 만큼 그 기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달 19~20일 이틀간 당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실시하고 21~22일에는 ARS(자동응답) 투표 및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진행된다. 23일 발표되는 투표 결과 과반 1위를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28일 상위 두 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천안(충남)=안재용 기자 poong@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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