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급증에…학부모 "성교육 과외 급구"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2024. 7. 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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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까지 다 찼습니다. 2026년 수업을 예약하는 학부모도 계세요."

자녀를 위해 사설 성교육 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 성교육이 형식에 그친다고 생각해 사설 업체를 찾는 반면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민원 때문에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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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범죄피해 늘어나자
사설 교육업체까지 노크
대부분 하반기 예약 끝나

"내년 2월까지 다 찼습니다. 2026년 수업을 예약하는 학부모도 계세요."

자녀를 위해 사설 성교육 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청소년들이 피해자와 가해자가 되는 디지털 성범죄가 사회문제로 등장하면서 이를 예방하려는 맞춤형 성교육 수요도 갈수록 늘고 있다.

취재진이 문의한 사설 성교육 업체는 하반기까지 예약이 꽉 차 있다고 답변했다. 업체 관계자는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줄 수 있다"며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년별로 세분화한 성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교육 업체 강사는 "방학 때 과외를 받으려면 최소 6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고 했다.

성교육 강의 업체 라이크마인드의 박정화 심리상담센터장은 "성 관련 사회문제가 이어지면서 성교육을 돈 주고 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인식이 커진 것 같다"며 "맘카페나 주변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학부모가 많아 3년 전에 비해 성교육 수강생이 2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잦아지고 있다는 점도 과외 수요가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지난 4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판결문 분석'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자 연령이 최근 5년 사이 14.6세에서 13.9세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 4명 중 1명(25.4%)은 13세 미만의 초등학생이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요즘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이다 보니 부모님이 모르는 새 오픈채팅을 통한 성범죄나 몸캠 피싱에 노출되고 있다"며 "성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이 부족한 상태로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기에 디지털 성범죄 수법 등과 위험성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5월 기준 누적 성교육 횟수만 1만5000회에 이른다는 한 성교육 업체는 2~6명 단위의 소규모 과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생 5~6학년을 대상으로는 자위 관련 교육을, 중·고등학생에게는 피임·성병 예방법 등을 가르친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양육자 성교육 코칭도 이뤄진다.

학부모들은 학교 성교육이 형식에 그친다고 생각해 사설 업체를 찾는 반면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민원 때문에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보건교사 A씨는 "콘돔 뜯는 방법 등 실질적인 교육을 했을 때 성관계를 종용하는 것이냐는 학부모의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며 "학생들에게 어디까지 교육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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