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누가 이겨도 망할 것 같은 막장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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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을 날아가는 한 마리의 새가 되겠습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최근 경북 지역 당원들을 만나 한 말이다.
총선에서 어깨동무하며 '원팀'으로 뛰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두 후보는 "노상방뇨" "배신"이란 말까지 섞어가며 원수처럼 서로를 공격한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말을 끊고 "사실이 아니면 사퇴하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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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을 날아가는 한 마리의 새가 되겠습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최근 경북 지역 당원들을 만나 한 말이다. 그는 영남 출신 시인 정호승의 '폭풍' 한 구절을 인용했다. 그런데 사실 여당 주자들이 새겼으면 하는 정호승 시인의 글귀는 따로 있다. "한마디 말은 침묵보다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난투가 점입가경이다. 원희룡 후보와 한동훈 후보는 하루가 멀다 하고 거친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총선에서 어깨동무하며 '원팀'으로 뛰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두 후보는 "노상방뇨" "배신"이란 말까지 섞어가며 원수처럼 서로를 공격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자해공갈 전당대회'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당대표로서의 비전을 공유해야 할 TV 토론회는 네거티브 싸움의 무대가 됐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공천과 관련한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말을 끊고 "사실이 아니면 사퇴하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당의 핵심 인재들이 전당대회 다음은 없다는 듯 싸워 돌아오는 건 결국은 민심 이반이다. 지난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김기현 의원은 전대 과정에서 울산 땅 투기 의혹 등 난타전을 딛고 당대표에 올랐다. 그러나 직후 실시된 보궐선거 패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곧바로 레임덕에 시달렸다.
한 후보와 원 후보는 모두 당권 주자를 넘어 여당의 차기 대권 후보군이다. 이들의 비방전은 수년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는 국민의힘 대권 후보를 공격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거야에 비해 보수 정당의 선거 지형은 갈수록 불리해지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극한의 '집안싸움'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상처뿐인 지도부로 탄핵 카드까지 꺼내든 '이재명 일극 체제'를 상대할 수 있겠는가.
당대표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위기에 처한 보수 여당의 재건 방향에 대해 비전부터 제대로 제시하는 게 옳다. 정호승 시인이 말했듯, 한마디 말은 차라리 침묵보다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
[박자경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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