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연준 '피벗'에 여전히 신중한 이유

심기문 기자 2024. 7. 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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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시장은 미국의 9월 금리인하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6월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된 후 금리인하 기대는 가속화하기 시작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금융시장에서 보는 9월 금리인하 확률은 85%를 넘어섰다.

최근 이 지표가 임계치를 목전에 둔 0.43%포인트까지 상승함에 따라 주목도가 높아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하를 앞당겨야 하는 논리로 소환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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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상무)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상무)
[서울경제]

최근 금융시장은 미국의 9월 금리인하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6월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된 후 금리인하 기대는 가속화하기 시작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금융시장에서 보는 9월 금리인하 확률은 85%를 넘어섰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물가에서 고용으로 눈을 돌려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탐색하거나 주장하는 의견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런 기류 변화에 특히 부각되고 있는 것이 샴의 법칙이다. 샴의 법칙은 실업률의 3개월 이동평균치가 지난 12개월 최저 실업률보다 0.5%포인트 높아지면 경제가 침체 상태로 들어간다는 지표다. 지금까지 경기침체에 대해 상당히 유효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지표다. 최근 이 지표가 임계치를 목전에 둔 0.43%포인트까지 상승함에 따라 주목도가 높아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하를 앞당겨야 하는 논리로 소환되는 중이다.

정말 지금 미국 경기 상황은 정책의 실기를 거론할 만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일까. 우리는 얼마 전에 이와 비슷한 질문을 대면한 적이 있다. 2022년 상반기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국면이다. 2022년 초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2분기와 3분기 미국경제가 역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은 미국경제가 침체 국면에 직면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2023년 초 연준의 금리 인하를 매우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역전된 장단기 금리는 지금까지 역전된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장단기 금리 기반으로 작성되는 경기침체 확률은 지금도 매우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지만 지금 미국 경기는 침체라고 보기에는 너무 뜨겁다.

연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 역시 2023년 1월부터 지금까지 1년 반 넘게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유는 팬데믹이 발생시킨 특수한 상황들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례 없는 경제 활동 중단이나 대규모 현금 지급과 양적완화 같은 공급측면의 충격으로 금리 등 가격 지표의 형성 메커니즘이 과거와는 달라진 데 따른 영향이다.

이번 샴의 법칙 역시 지표의 변화가 노동의 수요에 기인하기 보다는 공급 충격에 기인하는 변화이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잣대로 봐야 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특히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사용하려면 보다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경기둔화가 경기침체로 발전되는 고리는 신용위험의 현실화로 볼 수 있다. 경기침체는 단기간에 수요가 큰 폭으로 증발해 버리는 것인데 큰 폭의 고용조정이나 자산가격의 급락이 주요 경로이고 이 원인이 신용위기 발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데이터를 보면, 신용위기의 현실화 여부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크레디트 스프레드와 경기침체 확률의 흐름은 거의 동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국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경기침체로 연결되는 고리인 신용위험지표가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부분이 샴룰이나 경기침체 확률에 대한 해석이 조심스러워야 할 핵심적인 부분이고 이 지표들이 빗나간 결정적 이유라고 판단한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토대로 볼 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다면 1~2회 정도 인하를 예상하며 지금 컨센서스처럼 지난해 성장률 2.5%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올해 금리 인하는 한번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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