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황정민 배우 압도적인 맥베스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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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반복해 공연된 고전을 다시 무대에 올릴 때 연극인들은 이전 공연과 구별되는 특별한 감각을 구현하려 한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연출한 연극 '맥베스'(연출 양정웅)가 관객을 맞고 있다.
고전 '맥베스'의 내용과 결말을 익히 아는 관객에게도 이번 '맥베스'는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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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까지 해오름극장
오랜 세월 반복해 공연된 고전을 다시 무대에 올릴 때 연극인들은 이전 공연과 구별되는 특별한 감각을 구현하려 한다. 시대에 맞는 울림을 만들기 위해, 관객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기 위해 과감한 실험을 시도한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연출한 연극 '맥베스'(연출 양정웅)가 관객을 맞고 있다.
연극은 까마귀 울음 소리가 퍼지며 시작된다. 극장은 음산한 분위기에 젖고 이내 관객의 머리 위로 까마귀 형상을 한 연들이 나타난다. 관객의 시선이 허공의 까마귀들을 쫓는 사이 점차 울음소리는 증폭되고 연들 역시 수십 개로 늘어나며 1200석 규모의 대형 극장이 까마귀로 가득 찬다.
셰익스피어의 연극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마녀들로부터 자신이 왕이 될 거라는 예언을 들은 뒤 야욕에 빠져 타락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비극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정통에 가깝게, 또 현대적인 미장센과 함께 만들었다"는 양정웅 연출가의 말처럼 이번 '맥베스'는 원작의 얼개는 살린 채 현대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그로테스크한 감각을 더했다.
이 같은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연극은 주인공 맥베스의 타락을 묘사한다. 맥베스 역을 맡은 황정민 배우는 욕망 앞에서 갈등하고,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며, 결국 악인으로 전락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전쟁 영웅으로서 당당한 풍모를 갖췄던 맥베스는 아내 레이디 맥베스(김소진)에게 휘둘리는 우유부단한 남자가 됐다가, 주군의 피를 뒤집어쓴 채 두려움에 떠는 겁쟁이가 되고, 어린아이도 망설임 없이 죽이는 냉혈한으로 변한다.
연극의 백미는 영주들이 모인 연회에서 맥베스가 자신이 죽인 친구 뱅코우(송일국)의 유령을 보고 두려움에 떠는 장면이다. 피칠갑을 한 채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는 뱅코우를 보고 맥베스는 소스라치고 뱅코우는 그런 그를 한참 동안 비웃다가 사라진다. 고전 '맥베스'의 내용과 결말을 익히 아는 관객에게도 이번 '맥베스'는 울림을 준다. 공연 제작사 샘컴퍼니의 여섯 번째 연극 '맥베스'는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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