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알퍼의 영국통신] "원더풀 비건김치"

2024. 7. 15. 17: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젓갈이 김치의 핵심적인 재료 중 하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영국을 포함한 나머지 나라들은 다른 생각을 가진 듯하다.

섬나라인 영국은 생선이나 해산물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익혀 먹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활용법을 찾지 못했다.

이제는 몇몇 영국의 식품회사에서도 직접 비건 김치를 만들어 유통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건 김치가 영국 시장에 보편적인 김치로 자리 잡게 되는 날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자 300만명 영국
젓갈 없는 '비건김치' 인기
K푸드 새로운 트렌드 부상
매경DB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젓갈이 김치의 핵심적인 재료 중 하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영국을 포함한 나머지 나라들은 다른 생각을 가진 듯하다. 섬나라인 영국은 생선이나 해산물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익혀 먹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활용법을 찾지 못했다.

해산물은 유통기한이 매우 짧은 터라 영국에서 잡힌 어류와 해산물은 절반도 안 되게 소비되어 매년 49만2020t가량이 버려진다. 반면 한국인들은 아주 오래전 해산물을 발효시키면 저장기간을 늘리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린 시절부터 젓갈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자란 한국인들과는 달리 발효식품이 드물게 존재하는 영국에서 자란 영국인들이 젓갈을 경험해 보았을 리는 만무하다. 강한 젓갈 냄새는 영국인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 충분하다. 내 주변의 많은 영국인들이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냉장고에 한번 배면 없애기 힘든 김치 냄새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는다. 어쨌거나 이것은 한국 음식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기분 좋은 증거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을 여행해 본 소수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김치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최근 영국에서 한식처럼 혜성과 같이 등장해 인기를 누리는 다른 음식은 '비건식'이다. 작년 약 110만명의 영국인이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식품을 먹지 않겠노라 다짐했고, 또 다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4%의 영국인이 비건으로 전향할 계획이며 런던에는 놀랍게도 이미 7%의 인구가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영국인 중 300만명이 베지테리언이며, 많은 영국인들은 새우나 조개류를 먹지 못하는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다.

한식의 세계화를 염두에 둔다면 이런 상황을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아마도 비건 김치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젓갈을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해외 시장을 겨냥한 식품 제조사들은 냄새와 알레르기 등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푸드 트렌드에 한발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몇몇 영국의 식품회사에서도 직접 비건 김치를 만들어 유통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건 김치가 영국 시장에 보편적인 김치로 자리 잡게 되는 날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다. 물론 비건 김치의 맛은 젓갈이 듬뿍 들어간 김치와는 확연히 다르지만 한국인들이 인상을 찌푸릴 만큼 생경한 맛도 아니다.

대다수의 영국인들은 여전히 닭갈비, 삼겹살 등 육류 위주 한식에 끌리고 있지만 동물성 식품을 멀리하는 젊은 층 인구가 현저히 늘어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영국의 대형 육가공 기업들마저도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소시지나 버거들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듯이 언제가는 대형화 한식당 체인에서도 비건 불고기를 판매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글로벌 마켓에서 비건 김치는 세계적인 푸드 트렌드의 최첨단을 이끄는 대표 식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듯하다.

[팀 알퍼 칼럼니스트]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