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후회 없이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미영 기자 2024. 7. 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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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위한 학습·독서 안내
선행보다 ‘학습격차’ 줄이는 시간으로
1학기 교과서·문제집으로 오답 정리
부모가 학습내용 점검하는 과정 중요
하루 30분만 읽어도 독서력 상위 1%
클립아트코리아

여름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평소 학교 수업과 학원 스케줄로 빡빡한 하루를 보내던 초등학생들에게 방학은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여유를 가져다 준다. 방학은 다음 학기를 준비하고 올바른 생활 및 공부 습관을 재정립하는 귀한 시간이다. 계획 없이 허투루 보내면 정서적·학습적인 면에서 성장과 발전이 없겠지만, 부모의 관심 아래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고 공부에 흥미를 붙이는 기간으로 삼는다면 자기주도적 학습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여름방학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을까? 그 방법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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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습보다 복습 먼저

여름방학은 겨울방학에 비해 짧다. 더운 날씨에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야외 활동도 많다. 심화학습과 실력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중점을 두는 겨울방학과 달리 여름방학은 기초실력을 다지고,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퀀텀 점프하는 엄마표 방학 학습법’을 쓴 황미용 작가는 “선행학습보다는 올바른 생활 및 공부 습관 만들기와 더불어 1학기에 배운 내용을 복습해 기초 실력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며 “영어는 듣기 위주로 기초를 다지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어려움을 느끼는 수학은 연산, 도형, 수식, 사고력 등 부족한 부분의 문제집 풀기와 함께 오답 관리, 반복 풀기를 통해 완벽하게 습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호 유석초 교사는 ‘학습격차’를 줄이는 시간으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학력 편차가 초격차 수준까지 벌어졌다. 여름방학 때 1학기 배운 것을 만회하지 않으면 2학기 때 어려움을 겪을 아이들이 상당할 것”이라며 “전 과목의 격차를 동시에 잡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므로 국어, 영어, 수학 중심으로 교과서와 문제집 등을 활용해 복습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과목별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선호 교사는 “수학은 단원별 종합문제를 풀어 단원별로 90점 이상이면 2학기 문제집을 풀어도 된다. 70~80점 이상이면 복습을 해야 하고, 70점 이하면 전 학년 문제집, 1학기 문제집을 순서대로 다시 풀어야 한다”며 “영어는 3학년을 기준으로 기초 문법과 문장 읽기 위주로 방학 동안 한 권 떼는 것을 목표로 하고, 당일 학습 분량에서 나오는 단어는 외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 수준에서 단어는 하루 30개가 적당하며, 스펠링을 완벽히 외우는 수준이 아니더라도 단어를 보고 뜻을 떠올릴 정도면 충분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자녀가 알찬 방학을 보내기를 바란다면 잠시라도 자녀가 혼자 있는 시간이 없도록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습 격차가 벌어지는 아이 대부분은 부모의 부재 속에 혼자 있는 시간이 있는 경우이거나, 하루 학습 및 과제량이 아주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다.

김선호 교사는 “아이들은 혼자 있을 때 주로 스마트폰을 하는데, 초등 시기 공부 습관이 잡히려면 부모 등 누군가 옆에 있어줘야 한다”며 “방에서 혼자 공부하라고 놔둘 것이 것이 아니라 거실에서 하게 하는 등 부모가 자녀의 공부 과정을 관찰해야 한다. 또한 중요한 건 시간이 아니라 분량이며, 매일 주어진 분량을 했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과 함께 반드시 부모가 10분 남짓 채점과 단어 시험 등을 통해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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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최우선

방학을 활용한 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이는 교사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독서 습관의 목표는 아이의 수준과 생활화 정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주변에 책을 놓아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게 하거나 ‘책 아지트’를 만들어주는 방법을 활용하면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황미용 작가는 “사회, 과학 등 다음 학기에 배울 내용에 해당하는 세부 주제의 책들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선행학습이 된다”며 “배경지식이 풍부해지는 만큼 다음 학기 때 수업 이해도가 높아지고, 아는 내용이 나오는 만큼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만든다”고 조언했다. 그는 “집 주변에 도서관이 있다면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 부모가 자녀와 함께 도서관에 가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독서를 매개로 자녀와 좋은 정서감을 만들기, 이와 관련 ‘친절한 어른’이 되기 위한 부모의 노력을 병행하면 더욱 좋다. 좋은 정서감을 기반으로 공부습관이 잡힌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반대로 정서적으로 불안하면 공부는 어렵고, 스마트폰과 게임 등 다른 부분으로의 중독과 회피로 빠져들 수 있다.

김선호 교사는 “해외여행을 포함한 가족여행에 강박관념을 갖기보다는 아빠가 좋아하는 카드게임을 알려주거나, 체험활동 하기, 물건이나 요리를 같이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정서를 만들기에 효과적”이라며 “소소하게 매일 꾸준히 자녀와 함께 책을 함께 읽거나, 취미생활을 함으로써 정서적 유대감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책은 방학 동안 얼마나 읽어야 할까. 김선호 교사는 “책의 수준과 분량, 내용이 제각각이므로 읽은 책의 권수에 연연하기보다 ‘하루 30분 책읽기’를 목표로 하면 된다. 그 정도만 해도 독서력에서는 상위 1%에 들어간다”며 “책읽기가 습관이 되려면 60일 정도 꾸준히 읽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저녁 먹은 후 30분 책을 읽는 것을 규칙으로 정해 가족이 함께 읽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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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잘하는 요령

모든 공부의 시작은 책 읽기에서 시작해서 책 읽기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교과 공부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교과 어휘를 이해하고 교과에 나온 내용들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배경지식을 쌓고 확장하는 독서를 통해 공부의 토양을 만드는 독서 요령을 쌓을 필요가 있다. 사회와 과학이 특히 그렇다.

15년차 현직 교사이자 EBS 공채 강사로 ‘이서윤의 초등 방학공부처방전’ ‘이서윤 쌤의 초등한자어휘일력’ 등을 펴낸 이서윤 교사는 “방학 1주일 동안은 사회과 과학 교과서의 단원별 핵심 어휘를 중심으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읽어보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나머지 기간은 2학기 교과서에 나오는 단원별 핵심 어휘를 검색해서 추려내 교과서보다는 자연스럽게 선행학습 효과를 내는 배경지식을 확장하는 책읽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의 유튜브 ‘이서윤의 초등생활처방전’에서 추천하는 과목별·학년별 독서 요령과 추천도서는 다음과 같다.

사회의 경우 △3학년은 #역사 #가족 #문화 키워드로 검색해 ‘이선배, 혼례를 치르다’ ‘와, 점심시간이다! 도시락 먹자’ ‘그래도 텔레비전 보러 갈거야!’ ‘지금 해도 재밌는 풍속 놀이 33가지’ ‘안녕? 열두달’ ‘끼리 기자의 가족의 발견’ 등을 읽을 수 있다. △4학년은 #촌락 #도시 #생산 #교환 #경제 #다양성 등이 핵심 어휘로 ‘사회는 쉽다!’ ‘여기는 따로섬 경제를 배웁니다’ ‘용돈 잘 쓰는 법’ ‘동물병원을 운영해 봐요’ ‘우리 같이 착한 소비’ 등 경체 관련 도서를 권한다. △2학기 때 역사를 배우는 5학년은 ‘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 ‘조선 시대 옷장을 열다’ ‘책 깎는 소년’ ‘왕을 빛낸 위대한 참모들’ ‘서찰을 전하는 아이’ ‘헤이그로 간 비밀 편지’ 등 #한국사 키워드 관련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 △6학년은 #통일 #지구촌 #세계사 #인권 키워드로 검색되는 ‘꼬불꼬불 나라의 NGO 이야기’ ‘프세시타 난민을 위한 노래’ ‘나의 아시아 친구들’ ‘무역 전쟁 토마토 파이터 엔젤드래곤’ ‘처음 세계사’ 등이 좋다.

과학의 경우 △3학년은 #동물 #물질의상태 #지표의변화 #소리 등을 다룬 ‘펭귄은 왜 추위를 타지 않을까요?’ ‘시끌벅적 할 말 많은 곤충들’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소리’ ‘WHAT? 빛과 소리’ ‘이게 바로 물리야’(시리즈) △4학년은 #물의상태변화 #그림자 #화산 #지진 #물의순환 등을 다룬 ‘반려식물 키우기’ ‘화산-지구를 뒤흔드는 몬스터’ ‘화석이 된 빅 마마’ ‘해운대에 지진이 일어난다면?’ ‘용선생의 과학교실’(시리즈) ‘스미스가 들려주는 지층 이야기’ ‘물대장 오진한’ △5학년은 #생물과 환경 #날씨와우리생활 #물체의운동속력 #산과염기 등을 다룬 ‘날씨를 바꾸는 요술쟁이 바람’ ‘아이작 뉴턴-운동의 법칙을 밝히다’ ‘세계사 속 날씨 이야기’ ‘용선생의 과학교실’(시리즈) ‘이게 바로 물리야-힘과 운동’ ‘산과 염기’ △6학년은 #전기의이용 #계절의변화 #연소와소화 #우리몸의구조 #에너지와생활 등을 다룬 ‘니콜라 테슬라’ ‘소리로 만나는 우리 몸 이야기’ ‘이젠 달라져야 해! 에너지’ ‘따끔따끔 우리가 전기에 중독되었다고?’ ‘엉뚱하지만 과학입니다’ 등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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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써보는 경험

‘한걸음 먼저 경제’ ‘슬기로운 소비생활’ 등을 쓴 20년차 조희정 포일초 교사는 “여름방학이 3~4주로 생각보다 길지 않지만, 뇌과학자들은 습관을 바꾸는 데 필요한 최소 시간을 21일로 본다”며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을 기르고, 나쁜 습관을 버리는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스마트폰 줄이기와 용돈을 써보는 경험을 해볼 것”을 추천했다.

유튜브와 게임에 젖어 있는 학생들이 예상외로 많다. 실제 2023년 기준 초등학생은 하루 평균 3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했으며, 유튜브, 로블록스, 틱톡,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순으로 많이 사용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스마트폰이 친구관계를 좌우할 정도로 초등학생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만큼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희정 교사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자’라고만 대충 목표를 세운다면 작심삼일로 끝날 가능성이 99.9%”라며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잡을 것이 아니라 ‘하루 딱 30분, 정해진 시간 스마트폰 멀리하기’부터 시작해 그 시간을 책을 읽는 시간으로 하면 그 어떤 방학보다도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정 교사는 방학 동안 용돈을 모아 가지고 싶은 물건을 스스로 사보는 경험을 해볼 것도 추천했다. 평소 일주일 또는 한달 단위로 정기적인 용돈을 받아 쓰는 아이라면 용돈을 소비하는 데 다 써버리지 말고, 일정 금액을 모아 갖고 싶었던 물건을 구입하거나 경험을 얻는 일에 사용해보는 것이다. 그는 “여름방학 동안 꾸준히 용돈을 모으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음에 깜짝 놀랄 것이고, 성취감은 덤으로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정기 용돈을 받지 않는다면 자녀가 집안일 등을 통해 용돈을 버는 일에 도전하게 해볼 수 있다. 생각보다 돈을 버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돈을 버는 부모의 수고로움에 새삼 감사함을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된다. 조희정 교사는 “독서, 스마트폰 다이어트, 용돈 모으기! 이 세 가지를 실천한 학생들은 개학날 한 뼘 더 자란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력 키우기 역시 알찬 여름방학을 보내는 방법이다. 김선호 교사는 “수영, 축구 등 단기 스포츠클럽에 다닐 여유가 안 된다면 하루 30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줄넘기를 하거나 배드민턴을 치는 것만으로도 체력은 충분히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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