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 시도, 극우 폭력 활동 촉매제 될듯"
"美 정치 양극화 탓…제기능 못해"
"무소속·反정치폭력 표심 향할 듯"
"대선 전략 변화 불가피…보안 강화"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을 향한 유세장 암살 시도는 극우 단체의 폭력 활동을 극적으로 증가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팔리거 교수는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와 관련해 “많은 극우 단체들이 국가, 정부, 좌파 세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믿는음모론 일부가가 됐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공격 가담자들에 대한 법적, 행정적 조치로 이미 촉발된 음모론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폭력을 어느 정도 지지하거나 용인하는 태도가 양쪽(우파와 좌파)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다”며 “많은 공화당 의원들은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에서 시위대를 옹호했고,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9개월 동안 반유대주의 폭력이 고조되는 것을 지지하거나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이번 암살 시도는 “미국 정치의 양극화” 탓이라고 비판했다. 팔리거 교수는 “미국 정치는 제로섬 게임이며 선거에서 패배하면 국가가 끝난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정치적 반대자들을 ‘악마화’하거나 소외시키는 것이 흔한 전략이 되는데 그 결과 정당 간의 협력은 거부되고,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정치 체제가 탄생했다”고 지적했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팔리거 교수는 “역사적으로 암살 시도는 정치 지도자에 대한 지지의 증가로 이어졌다”며 “트럼프를 지지할지 말지 확신이 서지 않았던 무소속 유권자들이 정치적 폭력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전략 변화도 불가피하다고 봤다. 팔리거 교수는 “보안 조치가 강화되면 유권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두 캠페인 모두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세계의 시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살 시도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한 이후 참석할 예정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내놓을 메시지에 쏠리고 있다.
모데카이 리 위스콘신 밀워키 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 무대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15일(현지시간) 밀워키에서 개막하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사건 이후 첫 연설을 하는 등 매우 흥미로운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리 교수는 “총에 맞았을 때 주먹을 들어 올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웅적인 행동은 인상적”이라며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무소속을 포함한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인한 관심과 공감이 얼마나 지속할지가 관건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급변하는 정치 사이클에서 그의 인상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며 “유권자 행동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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