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유도무기, 첫 美수출길 ‘눈앞’…‘비궁’ FCT 최종 통과 [한양경제]

이승욱 기자 2024. 7. 1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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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유도로켓’, 美국방부 하와이 시험서 ‘백발백중’
민·관·군, 국내 도입 후 소형함정용으로 체계 전환
LIG넥스원, 수출계약 체결 주력…“K방산 성장 결실”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LIG넥스원 관계자가 대한민국 해군 천자봉함에서 주요 참석자에게 FCT 시험평가를 최종 통과한 ‘비궁’을 소개하고 있다. LIG넥스원 제공

대한민국 유도무기 중에서는 처음으로 ‘비궁’이 미국 수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지난 2019년부터 미 국방부가 주관한 최종 사격 시험에서 100% 명중률을 보이며 수출길을 열 또 하나의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방산업계에서는 2016년 국내 도입 이후 민·관·군이 구축해 온 협력체계가 이뤄낸 쾌거라는 반응이다. 올해 수출 200억 달러를 목표로 하는 방산 분야 수출 전망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15일 LIG넥스원에 따르면 미국 현지시간 12일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영문명 Poniard)이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실시한 FCT(Foreign Comparative Testing) 최종 시험발사에서 6발 모두 표적을 명중시켰다.

FCT는 미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을 대상으로 우수 기술을 평가해 미 정부가 추진하는 개발·획득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실사격 시험은 환태평양훈련(RIMPAC) 기간 중 이뤄졌고, 한·미 해군이 수립한 무인화 기반으로 한 미래 작전개념을 적용해 실제 사격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됐다.

특히 이번 FCT 최종 시험발사는 한국과 미국 모두 무인 표적→공중 무인기 탐지→위성통신→무인수상정 탑재 유도로켓 발사 등 전 과정에서 무인화 개념을 적용한 첫 사례라고 LIG넥스원 측은 설명했다.

비궁은 북한군 소형고속함정의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해안방어용 유도무기체계로 개발됐고, 지난 2016년 우리 해병대에서 전력화됐다. 2012년부터 약 3년간 개발 완료됐고, 해병대가 연구·개발에 참여해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최초 무기체계다.

애초 육상 차량에 탑재해 발사하는 무기체계로 개발됐지만 LIG넥스원은 수출을 위해 소형 무인수상정에 탑재할 수 있는 형태 발사대를 자체 개발했다.

비궁은 지난 2019년 미국 FCT 프로그램 대상 무기체계로 지정된 이후 오차 없는 100% 명중률을 기록해 왔다.

FCT 지정 첫해 유도탄 성능 검증 위주로 진행된 1차 시험을 통과한 뒤, LIG넥스원은 2020년부터 미군 측이 요구한 소형함정용 발사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 키웨스트, 샌디에이고, 하와이 등에서 총 4단계로 나눠 2차 시험이 진행됐다.

비궁의 FCT 검증 과정에 대해 미군 측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사 프란체티 미 해군 참모총장은 헬기를 타고 하와이 인근 지역에서 비궁 FCT를 진행하던 한국 상륙함 천자봉함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프란체티 참모총장은 “한미가 공동을 차세대 무기체계를 준비하고 훈련한다는 것은 약국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상발사체계로 운용하던 비궁을 무인수상정에 탑재 가능하도록 발사체계를 통합하고 해상 운용성을 검증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민·관·군 협력체계가 발사체계 전환 과정에서 역할 분담을 통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LIG넥스원 측은 설명했다.

군과 관계기관은 무인수상정을 통한 해양 플랫폼 발사대 시스템 개발과 시험평가 수행 과정에 역할을 했다. LIG넥스원은 자체개발을 진행하고 방위사업청은 무기체계 개조개발 사업을 기획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미군 측이 요구하는 미국 텍스트론사의 무인수상정에 탑재가 가능하도록 개발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했고, 국방과학연구소는 유도로켓 사격시험 계획과 각종 기술 지원을 맡았다.

해군은 4천900톤급 상륙함 천자봉함을 동원해 비궁 발사대와 미국 무인수상정을 태평양 미국 해역으로 이송, 진수시키며 미 해군과 긴밀하게 협조하면 시험평가를 지원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FCT는 미국이 보유하지 않은 새로운 무기체계를 시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미 해군이 요구하는 난이도가 매우 높다”며 “미 FCT를 100% 명중 기록을 세우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사진. LIG넥스원

■ 난이도 높은 美 요구 통과…“성능·가성비 만족 높아”

특히 미군 측은 FCT 진행 과정에서 탐색기와 유도조종장치 등의 우수한 성능과 가성비를 높인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 측은 “우리 군이 최전방에서 비궁을 실제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 신뢰되 제공에 결정적인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비궁이 미 FCT 최종 사격 시험을 통과함에 따라, LIG넥스원은 미국과 수축계약 체결에 주력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미 해군과 비궁의 소요제기 활동에 착수했고 미 해군이 검토 중인 무인화 운용개념에 발맞춰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계약에 이르기까지는 미 해군 소요제기, 예산확보, 계약 검증 등 단계가 남아있다.

미국 수출 성사 시에는 미국 동맹국과 세계 각국에서 LIG넥스원의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각국의 안보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플랫폼 개발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중형급 정찰용무인수상정(해검) 플랫폼 기반에 비궁 등 다양한 임무장비를 탑재할 수 있어 중동지역 등으로 수출길 확대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FCT 최종 시험평가를 진두지휘한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방위산업 불모지였던 나라에서 약 반세기 만에 미국에 유도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자주국방 실현과 K방산 성장을 향한 우리 정부와 군, 기관, 업계의 노력과 염원이 모아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gun2023@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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