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절반 지났는데 국회 여전히 개점휴업

이수빈 2024. 7. 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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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국회서 정쟁만 거듭하면서 15일로 예정됐던 개원식도 무기한 연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본회의를 열고 '방송4법' 등 정쟁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민주당은 최대한 많은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18일과 25일 두 차례 본회의를 열 것을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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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7월 임국서 '방송4법' 처리 목표 세웠지만
국민의힘 '尹탄핵 청문회' 이유로 국회보이콧
고준위방폐법·K칩스법에 주거기본법 등 논의 멈춰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여야가 국회서 정쟁만 거듭하면서 15일로 예정됐던 개원식도 무기한 연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본회의를 열고 ‘방송4법’ 등 정쟁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지도부에 추가 논의를 제안한 가운데, 민생법안 처리 우선순위는 뒤로 밀렸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 설치된 제22대 국회 개원 현수막이 7일 오후 제76주년 제헌절을 알리는 현수막으로 교체되고 있다. 5일 열릴 예정됐던 22대 국회 개원식은 ‘채상병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충돌의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다.(사진=연합뉴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은 방송4법, 일본 정부의 사도 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 및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권고 이행 촉구 결의안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해병특검법’도 정부재의안이 접수돼 있다.

민주당은 빠른 시일 내 본회의를 열어 방송4법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이 총 4개인 방송4법을 각각 상정할 경우, 개별 법안에 대해 국민의힘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가 예상된다. 이 경우 법안을 모두 처리하는 데에는 최소 4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탓에 같은 본회의에서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원’ 법안이나 전세사기특별법을 상정할 지는 고민 중이다.

민주당은 최대한 많은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18일과 25일 두 차례 본회의를 열 것을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우 의장은 민주당이 우선 처리 법안으로 꼽은 방송4법의 시급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은 데다가, 개원식도 없이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상정’ 청원 청문회를 진행한다는 점을 들며 국회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우 의장이 정상적인 국회 운영의 첫발로 삼은 개원식 참여를 거부하며 그 다음 이어지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본회의 등 모두 막혀 있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을 만나 “(민주당이) 탄핵 정국으로 정권을 흔들겠다고 시도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통령을 모시고 개원식을 할 수 있나”라며 “이 모든 의사일정의 파행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힌 법들은 정부·여당과 입장차가 크거나 이미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다. 이들 법안들이 7월 임시국회를 통과한다 해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하다. 6월에 이어 7월도 연이어 거부권 정국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정쟁이 격화하는 거부권 정국에서 여야 이견이 비교적 적은 민생 법안들이 멈춰 선다는 점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계류 중인 법안은 15일 기준 1721건에 달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안을 마련했던 ‘고준위방사성폐기물특별법’(고준위방폐법)과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등이 발의돼 있지만 정쟁에 발이 묶여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수해 피해가 극심했으나, 주거실태조사를 실시해 주거 환경에 안전 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 임대주택을 제공하거나 이사비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주거기본법 개정안 등도 전혀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7월 임시국회 실적이 전무한 상황에 민주당이 여전히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7월 임시국회는 ‘청문회 정국’이 될 것”이라며 민생보단 대여(對與)공세에 방점을 찍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 역시 “민주당의 반성이 먼저”라며 대화를 거부했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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