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 … 하반기 경륜 베팅 포인트는 무엇?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2024년 하반기 경륜이 본격 시작됐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얘기가 있듯이 경륜도 알아야 베팅의 적중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경륜은 단순한 지식만 가지고서는 적중의 기쁨을 맛보기 어렵다. 눈여겨봐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올해 하반기 경륜 경주의 주요 변수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승급자들의 활약 여부와 특선급의 지각변동이다. 지난달 말 등급 심사에서 역대급 규모의 등급 조정이 있었다. 91명이 승급하고 60명은 강급됐다. 이러한 등급 변경으로 선발·우수·특선 등급별로 경주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특선급에서는 그동안 철옹성 같던 판세에 균열이 생길 조짐마저 보인다. 이를 제대로 알아야 예측 적중률을 높일 수 있다.
■판을 흔들 승급자를 찾아라
과거 우수급에서 특선급, 선발급에서 특선급으로 승급한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득점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상위 등급에서 내려온 강급자들이나 기존 선수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이고, 그러다 보니 자리싸움에서 밀려 끌려다니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다시 강급되는 일도 흔했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부터 새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달라진 득점 체계 때문에 승급자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많이 열린 때문이다. 게다가 치열해진 등급별 경쟁 속에서 경기 운영 능력과 몸 상태는 더욱 좋아졌다. 기존 선수들에게 충분히 위협이 될 만한 수준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될 만한 선수기 상반기 마지막 특별 승급으로 특선급에 진출한 이태운(26기, S3, 동광주)이다. 이태운은 지난 2022년 하반기에 승급해 특선급 무대를 밟은 적 있다. 하지만 성적은 초라했다. 2착 1번, 3착 1번이 전부였다. 기대에 못미치는 저조한 성적으로 그는 다시 우수급으로 강급되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올해 특별승급으로 다시 특선급으로 진출한 이태운은 달랐다. 승급 이후 첫 경주인 24회차 일요일 경주에서 승리욕을 불태우며 특선급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선행하는 정하늘(21기, S2, 동서울)의 후미를 끈질기게 공략한 이태운은 막판 강력한 추입으로 정하늘을 넘어섰다. 그 영향인지 26회차 일요일 경주에서도 이태운은 기존 강자인 김홍일(27기, S1, 세종)에게 인정받으며 후미를 지켜 2착에 성공했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일전이었다.
이처럼 올해 하반기에는 득점 높은 선수들이 대거 승급했고, 이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주눅만 들지 않는다면 충분히 입상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선급 지각변동에 주의하라
과거 특선급은 좀처럼 깨지지 않는 철옹성 같았다. 하지만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 차체 변경과 훈련의 체계화로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된 것이 기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부상 선수들이 복귀 후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하반기 슈퍼특선 진입을 노렸던 정해민(22기, S1, 동서울)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지난 5월 말 부상을 당한 뒤 하반기 첫 회차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첫 날과 둘째 날에는 무난히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어 줄 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유리한 편성 덕이 컸다. 아니나 다를까, 정해민은 일요일 결승전에서는 좋은 위치에도 불구하고 동기 양승원(22기, SS, 세종)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정해민이 예전과 같은 기량을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정정교(21기, S1, 김포)와 정하늘(21기, S2, 동서울)도 마찬가지다. 두 선수는 각각 3월과 4월에 부상을 당했다. 이후 정정교는 복귀 첫날에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전과 같은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정하늘도 복귀 이후 두 회차 동안 우승을 기록하지 못하는 부진을 겪고 있다. 특선급 곳곳에서 틈이 생기고 있다는 소리다. 이번에 승급한 선수들이나 그동안 저평가되던 선수들이 이러한 빈틈을 파고든다면 철옹성 같던 특선급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 예상지 '명품경륜 승부사'의 이근우 수석은 "하반기 경륜이 본격 시작되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과거에는 승급자들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승급자를 약체라고 속단하기보다는 그 선수의 주된 전법을 고려한 추리가 필요하다. 또 특선급에서는 선수의 인지도보다는 선수들의 몸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하는 신중함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